[마음골프]‘槪念의 힘’(1) - 연습과 연구

김헌 호남대 골프학과 교수 | 2009.06.18 13:03

편집자주 | "개념이 바로 서야 골프가 산다." 머니투데이 골프명상컬럼 [마음골프] 집필자 김헌 교수는 이번 컬럼부터 10회에 걸쳐 골프에 있어 꼭 정리하고 넘어가야 하는 몇가지 개념을 정리할 계획이다.

업무나 일을 수행함에 있어서 연구를 위한 활동과 연습을 위한 행위는 다르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연습은 연습이고 연구는 연구다.

연습은 고민이 없는 그저 반복하는 행위일 뿐이고, 수 없는 반복을 통해서 경지에 도달하고자 함이다. 스위치를 누르거나 사인을 주면 저절로 행위가 이뤄지도록 하는 자동화의 과정이다.

은행에서 창구의 직원이 돈을 세는 일, 톨게이트를 지날 때 요금 징수원의 행위, 일식 집 주방장의 회 뜨기 등 TV ‘생활의 달인’ 프로그램에 나오는 사람들이 도달한 경지! 그곳에 이르고자 하는 것이 연습의 목적이고 그것을 위한 끝없는 반복의 과정이 연습이다.

연구와 연습은 병행될 수 없다. 우리가 있는 자리는 머리로 일하는 큰 회사의 연구소가 아니라 컨베어 벨트가 깔려 있는 공장의 라인에 앉아서 지겹도록 단순하고 반복적인 조립작업을 하는, 완전히 몸으로 때우는 그런 처지, 그런 심정이어야 한다.

연구를 하고 있다면 연습은 안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혹시 뭔가가 연구가 되고, 연구의 성과가 만족스럽다면 그것을 체득하기 위한 노력의 시간이 상당히 많이 할애되어야 한다.

연구만 하고 체득의 시간을 갖지 않으면 그 연구는 연구를 위한 연구일 뿐 아무것도 변화시킬 수 없다. 그리고 또 잘 안 되면 또 다른 연구를 시작한다. 또 깨달음이 온다. 또 연습은 안 한다. 그러면 결국 또 안 된다.

연구는 연구원들, 즉 프로들이 해야 하는 것이다. 프로들은 아무 생각 없이 따라 하기만 하면 되는 연습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것이 목적이다. 슬라이스가 난다면 얼마만한 빈도로 슬라이스가 발생하는지? 어떤 경우에 발생하는지, 어느 정도로 심한지? 왜 슬라이스가 나는지, 어떤 문제적인 몸동작 때문인지? 그 몸동작은 왜 발생하는지?


그런 몸동작을 일으키는 심리적인 기저는 무엇인지? 잘못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몸동작을 고쳐주려면 어떤 연습방법이나 기구를 사용해야 하는지? 꼭 고쳐야만 골프가 가능한 것인지? 고쳐야만 할 지경이라면 얼마나 반복을 시켜야 해결이 될 수 있는 것인지?

그 모든 변수들이 고려되고 연구되어서 가장 효과적인 반복 학습 프로그램이 제시되어야 한다.

그런데 그런 프로나 그런 프로그램을 제시할 만한 학교를 만나기 쉽지 않다. 설혹 있다 해도 가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어차피 프로나 학교를 만나기 어려워서 본인이 연구도 하고 연습도 다 해야 하는 것이라면 연구는 짧게 연습은 길게 하는 것이 상책이고, 부분적인 기술보다는 매달리기보다는 기초적인 원리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여러 가지를 동시에 연습하기 보다는 단 한 가지를 완성하는 것이 더 좋다. 연구가 모자라서 스윙의 완성도가 좀 떨어진다 해도 상관없다.

반복의 양이 많아져서 나름의 일관성만 확보하면 골프라는 게임을 즐기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직진성과 굿 샷에 대한 필요이상의 기대감만 없애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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