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투자로 수익률 높일 때"

더벨 황은재 기자 | 2009.06.22 16:00

[하반기 채권운용]⑧김성현 유진자산운용 채권본부장

편집자주 | 금융위기의 두려움이 한 풀 꺾였지만 금융시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와 통화당국의 구원 조치가 중단되고 시장 스스로 정상화를 모색해야 하는 단계이다. 경기 혼조, 인플레이션, 달러 약세 등의 갖은 변수가 시장참가자들의 판단을 어렵게 하고 있다. 전환기를 맞고 있는 2009년 하반기 금융시장을 채권운용전문가들에게 들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06월17일(10:5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채권은 저위험-저수익(Low Risk, Low Return)이라고 하는데 저위험을 추구하면서도 지금보다 높은 수익률로 올려줘야 채권 투자가 살아난다"

유진자산운용으로 옮긴지 두 달 남짓, 김성현 채권운용본부장(상무, 사진)은 "전통적인 채권운용방식도 중요하지만 투자자들의 기대 수익률은 전보다 높아졌다. 그에 부합하는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채권투자처를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채권운용, 대안투자로 고객 니즈(Needs) 만족

김 본부장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부동산 관련 프로젝트파이낸스(PF)와 메자닌(Mezzaine), 한국물(Korean Paper, 이하 KP) 등 전통 채권운용이 아닌 대안 채권운용 분야이다. 국고채나 통안증권 등에 비해 위험은 있지만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어서다.

"수익률 하락에 따른 자본차익을 얻는 투자는 상반기로 일단락됐다. 투자자들은 점차 위험 선호 경향으로 회귀하고 있는 것으며 전통적인 채권투자로는 초과 수익을 내는 데 한계가 있다. 적정한 위험을 택해 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는 전략이 필요한 때다"

그래서 PF ABCP(자산담보부기업어음) 등 부동산 금융과 한국물에 투자하는 펀드를 은행과 증권사 등의 거액자산가를 대상(사모형태)으로 출시했다. 예상 수익률은 연 6~8%수준. 고객의 투자 수요를 모두 충족시키기 어려울 정도로 수요가 많은 것을 알고 내심 놀라고 있다고 한다.

"최근 발행되고 있는 PF ABCP나 PF ABS 등은 각기 다양한 행태로 신용보강을 통해 안전성이 확보되고 있다. PF라는 특성상 1년 정도 회사채 등에 투자할 때보다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으며, 이러한 기회는 계속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전통적인 투자처 발굴은 운용사에도 기회라고 귀띔했다. 은행, 보험사, 연기금 등으로부터 투자자금을 받아 운용할 경우 평균 운용보수는 10bp 정도. 그보다 못한 경우도 허다하다. 반면 PF나 메자닌 펀드, KP펀드등의 경우 이보다 큰 2~3배 가량의 운용수수료를 챙길 수 있어 운용사의 수익성도 개선할 수 있다.

그렇다고 과도한 운용보수를 받는 것은 아니다. PF나, KP에 대한 투자는 국고채나 통안증권 등에 투자할 때보다 몇 배의 분석과 노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 전통 채권자산 운용 강화..하반기는 물가 상승 대비

전통 채권자산 운용에 대해서도 물었다. 김 본부장에게 주어진 데 가장 큰 임무가 전통 채권운용의 확대이기도 하다.


"대안 채권 투자에만 집중하겠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연기금, 금융회사의 대규모 투자자금을 유치하는데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그동안 국내외 운용사에 몸담았던 경험을 살려, 운용프로세스와 운용 능력(Skill)을 더욱 정교하게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전통 채권운용은 향후 자산배분전략과 장기자산운용의 중심에 두고 있다"

하반기에는 물가 상승에 대비해 물가연동채권과 변동금리부채권(FRN)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물가연동채권의 경우 김 본부장이 직전에 몸담았던 PCA투신운용에서 펀드를 만들어 운용한 바 있다.

"올 하반기는 유동성에 의한 자산가격과 물가 상승이 진행될 것이다. 금리상승에 대비한 포트폴리오 구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정부가 1년만기 변동금리부 국고채 발행을 한다면 적정한 투자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

◇ 회사채 유통시장 구조 전면 손질해야

PCA투신운용에서 회사채만 1000억원 이상인 단일 펀드를 운용했던 김 본부장은 회사채시장과 회사채 펀드에 대해 답답함을 감추지 않았다.

"국채 시장은 실시간 지수가 발표될 정도로 성숙 단계에 들어섰지만 회사채시장은 10년 전 모습을 답보하고 있다. 해마다 회사채 활성화 방안이 나오지만 발표에만 그치거나 좌초됐다"

회사채 시장을 활성화를 위해서는 우선 10억원 단위로 인수와 유통이 이뤄지는 거래단위의 축소가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1000억 규모의 채권형펀드가 아니면 100억 호가를 낼 수 없다. 중개하는 입장에서도 회사채 유통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회사채 10억원을 중개했을 때 국고채 100억원을 중개한 것과 같은 수준으로 중개수수료를 높일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회사채 실시간 최적호가 공시 시스템 개발, 정부 유관기관과 금융시장간의 적절한 업무협력도 강조했다. 국채와 통안증권에만 의존하는 절름발이 한국 채권시장이 더 기형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무엇보다 시장 참가자들이 회사채시장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IMF이후 절대수익률 하락으로 최대의 수혜를 입은 증권사들이 시장의 인프라 구축에 기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본다. 이제는 시장의 후진성만을 탓할 때가 아니다.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정부가 채권시장 발전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관심과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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