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4번째 내준 '코스피 1400'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9.06.17 08:10

비우호적인 수급..확산되는 '조정론'

증시에 다시 '조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이틀 연속 하락하며 다시 1400선을 내줬다. 심리선이라고 불리는 20일 이동평균선도 5일만에 무너졌다. 변동성 지수, VKOSPI는 이틀 연속 상승했다.

미국 증시도 마찬가지로 이틀 연속 하락했다. 낙폭도 비교적 커 다우지수는 가까스로 8500선에 턱걸이했다. 지난 3월초 이후 40% 급반등한 미 증시의 랠리가 끝나고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된데 따른 것이다. 모간스탠리는 지난 3개월간 이어진 미 증시의 상승세가 끝난 것으로 본다고 밝혔고 골드만삭스도 세계 증시가 향후 수 주간 조정을 겪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지수가 1400선에서 1360선까지 밀릴 때는 미국 증시가 견조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었지만 이제 미국에서조차 조정론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은 우리 증시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코스피지수가 1400선 안착에 실패한 게 벌써 네 번째다. 1400선에 안착하고 한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동력이 필요함을 시장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금융위기의 우려가 해소된데 따른 안도감,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 그리고 유동성의 힘으로 오를 수 있는 한계가 이 정도 수준이라는 얘기다.

새로운 동력은 경기가 기대처럼 빠르게 회복된다는 실체적 증거임을 시장은 알고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그 증거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최근 발표되고 있는 거시지표는 낙관적으로 해석해도 '혼조'다. 경기가 개선되고 있다는 지표들도 있지만 이를 희석시키는 실망스러운 지표도 끊이지 않는다. 중국은 경기부양 정책으로 내수는 회복되고 있지만 수출은 계속 뒷걸음질치고 있다. 미국은 선행지표들은 개선되고 있지만 소비, 생산, 고용지표는 부진하다.

시장을 만족시킬 수 있는 거시 지표가 나타날 때까지 버틸 수 있는 것은 그나마 유동성이고 수급이었지만 이마저도 흔들리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출구전략'(유동성 회수 정책)까지 언급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급증하고 있는 기업들의 증자는 시장의 유동성을 빠르게 빨아 들이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말 현재 상장기업은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주식 관련 사채를 통해 1조4000억원, 기업공개(IPO)를 통해 430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5조원을 조달했다.

오현석 투자정보센터장은 "계속 기업의 전제 하에 위기국면을 극복하기 위해 기업이 자본을 조달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기업활동의 일환이지만 시장 전체로 볼 경우 대규모 자본조달을 통해 시중자금을 흡수하는 것은 유동성 장세에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수급도 마찬가지다. 외국인은 이틀 연속 매도했다. 이틀간의 매도로 외국인의 매수 기조가 매도로 반전됐다고 확신하기는 힘들지만 6월 들어 이들의 매수 강도가 둔화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또 프로그램 매물은 꾸준히 시장을 괴롭히고 있다. 프로그램에서 나올 수 있는 매물이 점차 한계를 드러내겠지만 최근처럼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급감한 상황에서는 규모가 작은 매물로도 시장을 끌어내릴 수 있다.

증시 격언에 '수급에 우선하는 재료는 없다'는 말이 있다. 수급이 받쳐주지 않으면 지수든 개별 종목 주가든 상승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하지만 당분간 수급은 비우호적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의 주택관련지표, 다음 주 예정된 FOMC 회의, 그리고 이 달말 시작될 2분기 실적 추정 작업을 통해 주식시장은 경기, 중앙은행의 스탠스, 기업실적의 현 위치를 재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이 기간 동안 시장은 수급에 따라 끌려 다닐 개연성이 있는데, 외국인 및 프로그램 매매가 부정적인 만큼 매수는 한 템포 늦추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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