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생명의 기운 꿈틀거리는 ELS시장"

강병주 우리투자증권 에쿼티파생그룹장 | 2009.06.17 10:02

[마켓인사이트]금융위기 이후 다양한 구조의 ELS 출시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에서 비롯된 글로벌 금융위기 쓰나미가 한국경제를 덮쳤을 때 이전에 보지 못했던 그 규모와 파괴력에 우리 모두는 넉다운 되고 말았다. 주가연계증권(ELS) 시장도 예외는 아니었다. 주식보다는 안정적이고 채권보다는 고수익 상품으로 인식되며 2007년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지만 글로벌 금융위기가 감지되던 작년 6월 이후 발행규모가 급감했다. 6월초 현재 전년 대비 30% 수준으로 시장규모가 축소됐다.

ELS는 기본적으로 개별주가 또는 주가지수의 가격 움직임을 구조화한 파생상품이다. 주어진 조건을 만족했을 때 약속한 수익을 지급하며 종결되는 형태다. 아이디어만 있다면 수많은 구조의 상품이 만들어질 수 있는 다양성을 내포하고 있다.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시장에 출시된 상품은 스텝다운(Step-down)구조와 Step-down구조에 약간의 변형을 가한 것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ELS라 하면 Step-down 구조가 전부인 걸로 아는 투자자도 많을 거라 생각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러한 상황에 변화가 일고 있다. 기존 ELS 투자자들은 상품에 내재된 위험보다는 과거 실현수익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았다. 그런 만큼 특별한 구조에 대한 요구는 그다지 크지 않았다. 하지만 금융위기를 겪으며 국내투자자들은 ELS의 위험을 온몸으로 경험했다. 이후 투자자들은 투자한 상품에 내포뒨 위험에 대해서 더욱더 구체적으로 알고자 했다.

이러한 변화는 증권사들로 하여금 ELS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는 구조를 개발하게끔 했다.

투자기간 동안 한번이라도 기초자산의 가격이 녹인 배리어(Knock-in Barrier; 특정 가격대(배리어)에 도달할 경우 효력이 발생) 이하로 하락한 적이 있을 경우 원금손실이 가능했던 구조에서 만기에 한번만 Knock-in Barrier 터치여부를 확인함으로써 원금손실 가능성을 줄인 'SAFE UP(Super Step-down)', 원금손실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줄인 'SAFE UP plus' 상품 및 이론적으로 100% 원금손실이 가능했던 기존 ELS와 달리 투자 손실을 원금의 일정 부분으로 고정시키며 시장상황에 따라 수익구조가 변하는 상품 등이 출시되고 있다.

또 기본적인 Step-down 구조에 수익률은 비보장형보다 낮지만 100% 원금보장 조건을 넣어 투자 안정성을 높인 구조, 기초자산 상승시에 조기상환 가능성을 높여 투자 원금 회전율을 높이고, 조기상환 조건이 충족되지 못해 만기상환이 될 경우 기초자산가격의 행사가격 이상 추가적인 상승에 대해 플러스 알파의 수익을 얻을 수 있게끔 상방을 열어버리는 'JUMP UP' 구조 등도 새롭게 출시됐다.


이제 투자자들은 과거의 한정된 ELS 상품구조에서 벗어나 다양한 상품 중에서 시장에 대한 전망과 위험에 대한 자신의 성향에 맞춰 투자 상품을 선택 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ELS 상품 종류와 특성이 다양해진 만큼 증권회사 영업점 담당자들이 각종 상품에 대하여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고객들에게 충분히 설명하는 것이 더욱더 필요해졌다.

얼마 전 신문에 'ELS 주가조작'이라는 기사가 나왔다. 만기시점에 ELS 헤지 운용을 맡았던 외국계 증권사가 동시호가에 매도물량을 쏟아내어 수익을 내며 상환될 수 있었던 상품을 원금손실로 끝나게끔 했다는 내용이었다. ELS시장이 서서히 회복해가는 시점에 부정적인 뉴스였다.

국내 금융상품시장에 ELS가 나온 지도 어느덧 6년 째다. 국내 증권사의 ELS 헤지운용 능력도 그 기간만큼 향상돼 최근엔 외국계 못지않은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내용의 진위 여부를 떠나서 투명해야 할 금융상품이 주가조작이라는 행위로 조금이라도 투자자의 신뢰를 잃게 된다면 ELS시장은 다시금 회복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지도 모른다.

이제 ELS시장도 한 단계 도약이 필요한 때다. 국내 증권사의 성장한 ELS 운용능력을 기반으로 자체 운용을 규모를 늘리고, 시장의 요구에 충실하며 시장을 선도하는 상품개발에 전력을 다해 ELS투자자들로부터 칭찬받을 수 있는 상품을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 쓰나미가 지나가고 쓸려버린 대지에 새로운 생명의 기운이 꿈틀거린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
  5. 5 '日 노벨상 산실' 수석과학자…'다 버리고' 한국행 택한 까닭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