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 합격점" 작년 15%· 올 56%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 2009.06.17 09:26

[금융CEO 77명 설문] 경제정책 평가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1년 전 10명 중 4명꼴로 '경제정책을 잘못하고 있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50~60대 CEO일수록 후한 점수를 줬다. 최근 들어 금융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되고 일부 실물지표가 개선된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정책 '대체로 잘한다'=금융회사 CEO 10명 중 5.4명꼴로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대체로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고 10명중 0.2명은 '매우 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들을 연령대별로 보면 △40대 50% △50대 86.2% △60대 이상 73.3% 등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50대 이상 CEO일수록 긍정적 견해가 많았다.

이와 달리 10명 중 2.7명꼴로 '잘하지도 잘못하지도 않는다'고 대답했고 '대체로 잘못하고 있다'고 응답한 경우는 1.2명에 그쳤다. 이는 1년 전 '대체로 잘못하고 있다'(36.3%) '매우 잘못하고 있다'(5.0%) 등 4.1명꼴로 부정적 시각을 보인 것과 달라진 모습이다. 당시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1.5명에 그쳤고 4.4명이 '보통이다'라고 답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중소기업 지원, 기업구조조정, 자본시장확충펀드 등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의 직·간접적인 간섭을 받는 은행권에서 다른 권역보다 현 정부의 경제정책에 긍정적 점수를 줘 눈길을 끌었다. 설문에 참여한 은행장 6명 중 5명은 '대체로 잘하고 있다'고 답하고 1명은 '매우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 사장들은 '대체로 잘하고 있다'는 의견이 14명으로 가장 많았고 11명이 '잘하지도 잘못하지도 않는다', 2명이 '대체로 잘못하고 있는 편'이라고 답했다. 증권사와 카드·캐피탈·창투사 등 여신금융사 사장들 역시 보험업계와 비슷한 평가를 내렸다.

윤증현 경제팀은 합격점을 받았다. 10명 중 6.6명꼴로 '대체로 잘하고 있다'며 후한 점수를 줬다. '잘하지도 잘못하지도 않는다'는 응답은 1.8명, '대체로 잘못하고 있다'는 0.3명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강만수 경제팀에 대해서 '대체로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38.7%,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답변이 8.8%로 4.7명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내수회복·고용창출' 집중해야=복수응답을 요구한 '경제회복을 위해 정부가 추진해야할 가장 중요한 현안'에 대한 질문에는 내수회복(35.5%)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고용창출(19.4%)과 기업구조조정(18.8%)이 엇비슷하게 나왔다. 수출감소에다 내수위축이 계속되면서 얼어붙은 고용시장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고 본 것이다.


특히 고용창출과 기업구조조정은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가운데 잘못하고 있는 항목' 상위 1, 2에도 올랐다. 5월 취업자수는 지난해 같은달보다 21만9000명 줄었다. 감소폭은 10년2개월 만에 최대치로 세계 경제위기가 극에 달한 지난해 말이나 올초보다 더 늘어나는 등 고용이 악화되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강력한 기업구조조정으로 경제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정부가 가장 잘하고 있는 정책'으로는 환율안정(28.8%)을 첫번째로 꼽았고 중소기업 지원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물가안정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10명 중 4.7명은 '환율은 급격하지 않게 천천히 낮춰야 한다'고, 3.3명은 '현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각각 응답했다.

금융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세를 보이고 일부 실물지표도 개선되고 있지만 낙관론은 금물이라는 게 응답 CEO들의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최근에 나타난 몇가지 지표상의 호전은 정부의 재정확대에 따른 현상인 만큼 이 효과가 떨어지는 연말쯤 경기가 다시 하강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기업구조조정 '미흡'=현재 정부와 채권단이 진행하는 주채무계열과 개별 대기업 구조조정에 대해 10명 중 3명가량은 '비교적 잘 진행되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다. 4.6명은 '그저 그렇다'고 대답했고 '매우 문제가 많다'는 응답까지 포함하면 전체적으로 10명 중 8명가량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그만큼 구조조정 속도가 빠르지 않고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다는 의미다.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는 답변은 1명도 없었고 '비교적 잘 진행되고 있다'고 보는 CEO는 1.4명에 불과했다.

기업구조조정이 미흡한 가장 큰 이유로는 '기업들의 반발'(27.3%)이 꼽혔고 '정부의 정책집행 능력부족'(22.1%)과 '금융권의 의지부족'(20.8%)이 뒤를 이었다. '무리한 구조조정에 따른 부실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꼽은 응답자도 19.5%에 달했다.

하지만 '시기적 부적절성'을 꼽은 답변은 7.8%에 그쳐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전반적으로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기업 정리가 늦어지면 금융시장의 조기 정상화는 물론 대외경쟁력도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중소기업 지원에 대해서는 10명 중 8.7명이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부실 가능성이 높아 우려된다'고 응답했다. '반드시 필요하고 부실 걱정도 크지 않다'고 답변한 CEO는 1.3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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