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美정부와 북핵·FTA 공조 확인

워싱턴=송기용 기자 | 2009.06.16 14:50

(종합)방미 첫날 국무,국방,재무장관 연쇄접견, 현안 의견접근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 방문 첫날인 15일(현지시간) 워싱턴의 숙소인 블레어하우스(영빈관)에 여장을 풀자마자 국무, 국방, 재무장관 등 오바마 정부의 핵심관료들을 잇따라 접견하는 강행군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16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사전조율 차원에서 이뤄진 연쇄회동에서 북핵 공조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등 현안에 대해 미 고위 관료들과 공감대를 형성해 정상회담 전망을 밝게 했다.

◇FTA 조기비준 추진 합의= 오바마 대통령의 재협상 요구로 교착상태에 빠졌던 한미 FTA 비준과 관련, 미 고위관료들이 일제히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에 따라 경제 측면에서 이번 방미의 최대 화두인 한미 FTA 비준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다.

이 대통령은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접견한 자리에서 "한미 FTA가 경제적으로 양국에 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한미동맹 나아가 미국의 동아시아 내에서의 역할 등 전략적 측면에서도 적지 않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조속한 의회비준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커크 대표는 "한미 FTA가 양국에 매우 중요한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미 국민들에게 한미 FTA가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고 일자리 창출로 경제위기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강력한 의지를 갖고 (비준을) 추진하겠다"고 화답했다.

커크 대표는 또 "한미 FTA가 동아시아에 미치는 상징성이 있다는 데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오바마 대통령도 이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약속한 것은 흔들림 없이 지켜나가겠다는 의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미 양국 사이에 여러 현안이 있겠지만 FTA가 가장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FTA 비준에 진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이 대통령을 접견한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나는 한미 FTA가 경제적, 전략적, 정치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조기비준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국제 공조로 北核 저지=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한반도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과 관련, 북핵 저지 공조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이 대통령은 클린턴 장관과 만나 "미국과 동맹국들이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으면 잘못된 행동을 하고도 '기다리면 보상받고 대화할 수 있다'는 과거 북한의 생각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이제 핵을 포기하고 국제사회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클린턴 장관도 "한국과 미국, 일본 등 3국간 강력한 공조가 필요하다"며 "유엔 안보리의 결의안 이행 과정에서도 관련국이 긴밀히 공조해 북한에 대해 그릇된 행동을 하면 응분의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깨닫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어 "7월에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도 북한에 대한 대처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北 제외한 5개국 협력 강화=이 대통령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해법으로 제기한 한국,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가 참여하는 5자회담에 대해서도 의견접근이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이날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만나 "북한 당국이 과거 방식은 더 이상 통용될 수 없고 상응하는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원칙에 입각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며 "6자회담 참가국 중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이 공동의 목소리를 낼 때가 됐다"고 밝혔다.

게이츠 장관도 "이 대통령의 지적에 공감 한다"며 "북한에 대한 여러 대처 방안을 변경시킬 기회라고 본다"고 말해 5자회담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美 공고한 안보태세 재확인=미국의 핵우산 제공 등 방위공조 문제와 미래비전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게이츠 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일련의 도발을 감행하고 있으나 한미 양국이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며 대응하고 있는 것을 높이 평가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동맹이 지난 반세기 이상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평화, 번영을 증진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며 "새로운 안보, 경제 환경 및 미래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전략동맹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 한다"고 밝혔다.

게이츠 장관도 "미국은 북한의 핵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이 핵우산을 포함한 확장억지 등 모든 수단을 통해 한국에 대한 안보 공약을 이행할 것이며 공고한 방위태세를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게이츠 장관은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은 한미동맹을 공고히 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한미 양국은 더욱 확고한 동맹 아래 방어역량 및 확장된 억지력을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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