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현대택배의 조용한 '21번째' 생일맞이

머니투데이 기성훈 기자 | 2009.06.16 13:51
현대택배가 창립 21주년을 조용히 보냈다.

창립기념일(13일)에 하루 앞선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여전도 회관 사무실 내 회의실에서 외빈 없이 박재영 대표와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21주년 창립행사를 가졌을 뿐이다. 행사내용도 장기 근속자 표창 같은 간단한 내부 프로그램이 전부였다.

창립 20주년이었던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현정은 현대그룹회장까지 참석한 가운데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진행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현 회장은 당시 현대택배 임직원들에게 노고와 축하의 뜻을 전하며 "현대 특유의 도전과 창조정신을 바탕으로 세계로 뻗어나가는 현대택배의 미래를 그려보는 계기로 삼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현대택배 측은 "지난해는 '20주년'이라는 나름대로 의미 있는 기념일이라 큰 행사로 진행했을 뿐, 나머지 해에는 기념행사를 치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별히 밝힐 내용이 없어 창립 기념사나 보도자료 없이 창립 기념일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재계 안팎에서는 이 같은 '조용한 생일맞이'가 최근 현대택배의 상황 및 현대그룹 안팎에서 잇따라 터져 나온 악재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현대택배는 2004년 1월에 취임한 김병훈 대표 대신 그룹의 대표적인 재무기획통인 박 부사장을 지난해에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물류전문가 대신 재무전문가를 대표에 앉힌 셈이다. 김 전 대표는 곧바로 지난 2월 농협물류 대표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현대택배는 지난해 롯데홈쇼핑을 비롯한 대형 화주들의 물량이 대한통운 등 타 업체로 빠져나가면서 택배부문 실적이 둔화되고 있다. 2007년 처리물량 기준으로 9년 만에 대한통운에 택배업계 '1위'를 내준 현대택배는 현재 '2위' 자리마저 위태로운 상태다.

현대그룹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현 회장이 "대북사업은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지를 받드는 것"이라며 대북 사업의 강력한 추진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남북관계가 갈수록 경색되면서 갈수록 꼬여가고만 있다.

실제 지난해 7월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건으로 대북 관광(금강산ㆍ개성관광)이 중단되면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아산은 16일 '부서 통폐합'을 발표했다. 게다가 남북관계의 유일한 끈인 개성공단은 북핵 사태 등으로 존립마저 위태로워지고 있다.

이에 현 회장은 올 들어 △자신 있습니까? △불황 일수록 사람에 투자하라 △그린경영 △매일 키스 하세요 △신 조직문화 4T(Trust·신뢰, Talent·인재, Tenacity·불굴의 의지, Togetherness·혼연일체)'의 실행안 마련 등의 경영 화두만을 제시하고 있을 뿐,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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