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랠리, 아직 안 끝났다"

더벨 황은재 기자 | 2009.06.16 10:01

[하반기 채권운용]②이도윤 한투운용 채권본부장

편집자주 | 금융위기의 두려움이 한 풀 꺾였지만 금융시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와 통화당국의 구원 조치가 중단되고 시장 스스로 정상화를 모색해야 하는 단계이다. 경기 혼조, 인플레이션, 달러 약세 등의 갖은 변수가 시장참가자들의 판단을 어렵게 하고 있다. 전환기를 맞고 있는 2009년 하반기 금융시장을 채권운용전문가들에게 들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06월10일(10:44)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신운용에서 채권운용을 이끌고 있는 이도윤 본부장(사진)은 "무리한 방향성 베팅보다는 금리 변동성에 탄력적인 대응, 스프레드 분석 등을 통한 상대가치 투자, 회사채 옥석 가리기"를 하반기 운용전략의 초점으로 제시했다.

정석에 가까운 운용전략이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흔히 말하는 '별로 재미없는 시장'에서 구사할 수 있는 전략의 전형이기도 하다. 이 본부장이 이렇게 얘기하는 데는 올 하반기 채권시장이 조금은 골치 아픈, 속 시원한 구석이 없는 면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에는 국고채 금리가 크게 하락했고, 올 상반기 국고채가 3~5년을 중심으로 상승했지만 신용스프레드는 약 270bp 가량 축소돼 회사채와 여전채 등 신용채권에서 자본차익을 얻을 수 있는 '재미있는' 시장이었다.

이 본부장은 "정책금리 인하 모멘텀이 이젠 없는데다 경기 바닥 인식도 점차 강화되고 있어 지난해 말부터 올 상반기까지 이어진 급격한 금리하락은 끝났다"며 재미있는 시장을 지탱해온 재료들이 소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큰 방향이 사라졌기에 벤치마크를 초과하는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장단기스프레드, 신용스프레드, 같은 신용등급 내에서도 기업별 차별성 파악 등 여러 가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하반기 채권투자 3대 변수로 ▲경기 방향, ▲통화정책 스탠스 변화 ▲외국인 매매 동향을 꼽았다. 경기 개선 흐름이 이어진다면 투자 대안은 신용채권이라고 밝혔다. 장기적으로 신용스프레드는 최대 80bp 정도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경기가 정상화되고 지표금리가 재반등하는 상황에서도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신용스프레드는 재차 하락할 것"이라며 "현재 금리가 횡보하고 있는 회사채나 여전채에서 다시 높은 수익이 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투신운용은 새로운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 채권ETF 상장이다. 채권 ETF의 향후 시장 규모를 묻자 "추정하기 어렵다"는 답했다. 아직은 성공 여부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베테랑의 조심스러운 예측이다.

이 본부장은 "시장 규모보다는 채권시장의 신상품 도입이란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채권시장의 인프라를 넓히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거액 자산가의 자산배분 수단 등으로 채권ETF가 활용된다면 어느 정도 기반을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보다 채권 ETF가 상장도 되기 전에 한국거래소와 한국금융투자협회간의 헤게모니 다툼으로 비춰지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올해로 이도윤 본부장은 한국투신운용에 근무한지 19년이 된다. 철새 매니저에 눈을 찌뿌릴 때마다 반대편에 있는 이 본부장은 든든한 나무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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