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 랠리를 즐겨라"

머니투데이 박영암 기자 | 2009.06.14 14:45

[시장전문가에게 듣는다] -<11> 김영근 피데스투자자문 이사

"서머 랠리를 즐겨라."
12일 장 마감후 서울 여의도 교보증권빌딩 14층 사무실에서 만난 피데스투자자문의 김영근 이사(사진)는 "올 여름 여의도는 날씨만큼 매우 뜨거울 것"이라며 한달째 1400대 초반에서 머물고 있는 코스피지수의 추가 상승을 낙관했다. 김 이사는 "코스피지수가 10월초까지 1600대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식을 보유한 채 여름휴가를 떠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지난해와 달리 '서머 랠리'를 즐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기업의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와 은행주의 저평가 해소, 외국인 순매수 지속 등으로 10월초까지는 국내증시가 상승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고 판단한다. 특히 현재 0.7배 수준의 국내 은행주들의 평균 주가순자산배율(PBR)이 과거 평균치인 1배수준으로 상승하면서 1600대를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이사는 서머 랠리 주도주로 IT 자동차 에너지 화학 소재 은행업종을 주목했다, 개별종목으로는 삼성전자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S&T중공업 현대제철 고려아연 LG화학 호남석유 케이피케미칼 SK 에너지 LG상사 등을 꼽았다. 은행주로는 기업은행우리금융지주를 추천했다.

다만 4분기는 조정을 예상했다. 중국 한국 등 신흥시장의 재정정책 효과 감소, 재고 재축적(Restocking) 둔화와 이에 따른 기업실적 악화 등으로 국내증시가 쉬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4분기 조정전망이 빗나가기 위해서는 미국 소비가 빠르게 회복해야 하는데 실업률과 저축률 증가 등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한편 김 이사는 최근 글로벌 현안으로 부상한 '인플레이션'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글로벌 차원의 과잉설비가 아직 해소되지 않은 상태이고 금융시장에서 돈이 제대로 돌지 않아 인플레 우려는 너무 이르다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인플레 우려를 야기한 국제유가도 80달러를 넘기가 쉽지 않을 거라고 전망했다. 여름철을 앞두고도 원유재고가 감소하지 않아 실제 수요에 근거한 가격상승이라고 보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이번 국제유가 급등은 지난해 150달러에서 올해초 30달러대로 급락한 것에 대한 기술적 반등이라는 설명이다. 다음은 김 이사와 일문일답.

- 북한이 UN제재결의에 맞서 우라늄 농축을 선언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계속되고 있다. 북 리스크가 서머랠리의 걸림돌이 되나.
▷ 북한의 강경노선 배경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결론적으로 시장참가자 입장에서는 서머랠리에 별다른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고 본다. 외국인들은 핵실험이후에도 한국주식을 순매수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과잉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외인들이 국내 대형 우량주들을 사들이고 있어 서머 랠리의 논리는 유효하다고 본다. 다만 코스닥시장은 개인과 기관의 이탈로 상승탄력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아무래도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가 지정학적 리스크를 크게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남북한이 전면전을 벌일 가능성이 적고 글로벌 경기도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나고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의 영향은 제한적이다.

- 2분기 국내기업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가 1600돌파의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인가.
▷ 최근 시장에서는 2분기 실적에 대한 애널리스트의 상향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반도체 LCD 휴대폰 자동차 석유화학 에너지 등 여러 업종에서 시장 예상보다 양호한 실적발표가 기대된다. 현재 주가에 이같은 실적개선이 반영되고 있지만 7월이후 '어닝 서프라이즈'가 발표될 경우 국내증시에 새로운 호재로 작용할 것이다. 한국기업들이 최악의 상황에서도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영업이익을 개선했기 때문에 새로운 상승 논리를 제공할 것이다. 이같은 실적 모멘텀이 북 리스크를 잠재울 수 있다고 판단한다.

- 한국경제가 최악의 상황은 벗어났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 한국경제는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융부실이 많지 않다. 제조업도 원/달러 환율하락으로 글로벌 시장의 재고 재축적 혜택을 받았다.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의 주된 이유다. 반면 일본은 엔화 강세로 이같은 재고재조정 수혜를 입지 못했다.
또 정부재정에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적극적인 경기부양책도 가능했다. 비록 회복속도는 둔화되겠지만 반등추세는 계속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지난연말 한국경제는 이미 바닥을 지났다고 본다.

- 거시지표의 개선과 이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도 증가로 연기금의 주식순매수 전환을 기대할 수 있나.
▷연기금은 현재의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이 경기회복속도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고 보고 비중을 줄이는 추세다. 이들은 코스피가 1200대 이하로 내려오지 않을 경우 섣불리 주식비중을 늘리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주가가 더 오르면 연기금은 차익실현에 나설 것으로 본다. 당분간 연기금 등의 순매수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대신 보험 제2금융회사 등 아웃소싱펀드들의 자금집행은 기대할 수 있다. 이들은 올해 주가상승에 참여하지 못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자금을 집행할 거로 기대한다.

- 하반기에도 외인들의 순매수 기조는 이어지나.
▷ 외국인 순매수 배경은 크게 3가지다. 약달러를 활용한 달러 캐리트레이딩과 헷지 차원의 글로벌 자금배분, 그리고 아시아에 대한 낙관적인 시장전망 등이다. 그런 만큼 하반기에도 달러약세가 이어진다면 외국인의 순매수는 계속될 수 있다.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등으로 강달러 전환을 기대하기 힘들어 한국주식에 대한 수요는 계속될 수 있다. 또한 글로벌 경기가 회복될 경우 한국증시가 가장 수혜를 많이 받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선제적 매수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

- 국내 은행주들의 추가 상승 가능성은.
▷ 은행주는 지난 하반기 주가순자산배율(PBR)이 0.3배까지 하락했다. 자본확충과 구조조정 등으로 현재는 0.7배 수준까지 회복했다. PBR 회복으로 은행주가도 3월이후 시장수익률을 크게 상회했다.
은행주의 추가상승의 여부는 NIM(순이자마진)의 회복과 대출자산의 건전성에 달려 있다. 이미 4월을 기점으로 시중 은행들의 NIM이 바닥을 찍었고 연체율도 상승폭이 크게 둔화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PBR이 1배수준까지는 회복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 하반기 유망업종과 주력 종목은.
▷ 하반기에는 경기관련 대형주들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높아진 IT(반도체 디스플레이 가전)와 자동차업종 유가 및 원자재가격 상승 수혜업종인 에너지 소재업종이 유망해 보인다.
개별종목으로는 이들 업종의 대표주인 삼성전자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S&T중공업 현대제철 고려아연 LG화학 호남석유 케이피케미칼 SK에너지 LG상사 등을 추천하고 싶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20대女, 하루 평균 50명 '이 병'으로 병원에…4050은 더 많다고?
  4. 4 바람만 100번 피운 남편…이혼 말고 졸혼하자더니 되레 아내 불륜녀 만든 사연
  5. 5 밤중 무단횡단하다 오토바이와 충돌 "700만원 달라"... "억울하다"는 운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