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데드크로스', 엇갈리는 가격전망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 2009.06.15 07:01

현물가, 고정가 밑으로… "단기 소강 그칠 것" vs "상승세 일단락"

D램 시장에서 현물 가격이 고정거래선 가격 밑으로 내려가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데드크로스는 통상 D램시장이 소강 국면으로 접어드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고정거래선 가격은 현물 시장에서 직접 거래되는 현물 가격과 달리 반도체업체들이 대형 PC업체들에 고정적으로 납품하는 가격을 말한다. 현물 가격과는 차이가 있지만 가격 결정시 현물 가격 동향을 참고하게 된다.

◇3개월 여 만의 데드크로스= 14일 대만의 반도체 전자상거래사이트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주력 제품인 1기가비트(Gb) 667메가헤르쯔(MHz) DDR2 D램 현물 가격은 지난 8일 1.13달러를 기록해 고정거래선 가격 1.16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D램 시장에 데드크로스가 발생한 것은 지난 2월 말에 이어 3개월 여 만이다.

현물 가격은 이후에도 하락세를 지속해 지난 12일 현재 1.08달러까지 하락했다. 고정거래선 가격 1.16달러와는 격차가 0.08달러까지 벌어졌다. 현물 가격은 지난달 초 1.27달러까지 오른 이후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 달에 두 번 게시되는 고정거래선 가격은 최근 4회 연속 상승했으나 지난 8일 6월 상반기 가격 때는 2.7% 상승에 그쳤다. 이전 상승폭 6.6~12.8% 비해 오름폭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현물 가격 하락이 상당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상승세 일단락" vs "단기 하락 그칠 것"= 통상 현물 가격이 고정 거래가격 아래로 떨어지면 추세적으로 3~6개월간 지속됐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이번 데드크로스는 DDR2 D램에서 차세대 제품인 DDR3 D램으로 시장 수요가 옮겨가는 와중에 발생해 주력인 DDR2 D램 가격 상승세가 일단락되는 사인으로 받아들이는 전문가도 있다.

한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수요 변화로 DDR2는 공급과잉, DDR3는 공급부족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주력인 DDR2 가격 오름세가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소강국면이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이번 데드크로스가 투자가 멈추지 않는 국면에서 발생한 것이라 아니라 일부 업체들의 경우 가격이 조금만 하락해도 생존이 더 위태로워지는 상황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가격이 하락하면 적자를 줄이기 위해 자동적으로 공급이 조절돼 가격이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논리다.

◇삼성, 하이닉스가 유리= 전문가들은 주력 D램 가격이 상승이 멈추더라도 삼성전자나 하이닉스 등 국내 D램 업체들 보다는 대만 D램 업체 등 해외 업체들에 더 큰 타격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대만 업체들이 현물 시장 거래 비중이 커 최근 가격 하락 영향을 더 크게 받는데다 비중이 커지고 있는 DDR3 대응 능력도 삼성전자하이닉스가 다른 해외업체들에 비해 앞서 있기 때문이다.

DDR3 D램은 DDR2 D램보다 속도는 2배 가량 빠르고 소비전력은 20% 정도 낮은 차세대 D램이다. 현재 가격은 DDR2 D램에 10~20% 가량 높게 거래된다. 올해 말로 가면서 DDR2를 제치고 시장의 주력 제품으로 떠오를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한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주력인 DDR2 가격 상승이 예상보다 빨리 멈추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하지만 DDR3에서 공정기술과 양상 능력에서 훨씬 앞서 있는 만큼 대만 등 다른 해외 경쟁사들과의 격차는 더욱 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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