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이광재 '배달사고' 있었나?

서울=뉴시스  | 2009.06.11 17:21
돈은 누가 가져간 것일까.

이광재 의원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돈을 챙기는 것은 보지 못했다"는 박 전 회장의 법정진술이 나와 주목된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홍승면) 심리로 열린 이 의원의 공판에서 박 전 회장은 "식당 옷장에 돈 상자를 놓고 왔을 뿐 이 의원이 챙겨가는 것은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의 진술에 따르면 그는 2006년 4월께 서울 모 호텔에서 이 의원을 만나 식사를 한 뒤 헤어지기 직전, 이 의원의 웃옷이 걸려있는 옷장 안에 5만달러가 든 돈 상자를 두고 나왔다.

당시 '회동'은 박 전 회장의 딸을 사무실에 데리고 있던 이 의원의 요청으로 이뤄졌지만, 박 전 회장이나 이 의원 모두 "돈을 주고 받으려고 만난 것은 아니다"는 게 공통된 법정 진술이다.

다만 "평소 4만∼5만달러는 수중에 지니고 다닌다"는 '큰 손' 박 전 회장이 이 의원에게 '선심을 썼다'는 것. 문제는 이 돈을 가져갔다는 사람도, 가져가는 것을 봤다는 사람도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돈 상자를 두고 나온 이후에 이 의원이나 이 의원의 사무실에서 일하는 딸을 통해서도 "고맙다"거나 "잘 받았다"는 말이 없어 의아해 했다는 게 박 전 회장의 진술이다.

박 전 회장은 여기에 더해 "베트남에서 만났을 때도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이 의원 쪽으로 돈을 밀어놓고 자리를 비웠지만 가져 갔는지는 모르겠다"는 진술도 했다.

이날 박 전 회장의 입에서는 "이 의원은 '된 사람'"이라는 진술도 나왔다. 수차례 돈을 건네려 했지만 매번 거절당하다 보니 그런 생각도 들었다는 것이다.

한편 이 의원은 2004∼2008년 수차례에 걸쳐 박 전 회장으로부터 미화(달러)를 포함해 1억8000만원을, 정대근 전 농협회장에게서 4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4월10일 구속기소됐다.

베스트 클릭

  1. 1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2. 2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3. 3 1년 전 문 닫은 동물원서 사육사 시신 발견…옆엔 냄비와 옷이
  4. 4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5. 5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