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ㆍ두산重, 원자력 최대 수혜주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9.06.23 07:17

[녹색성장, 산업 지도를 바꾼다](5부); 신재생 에너지

'스마트 그리드' 체제의 목적을 '에너지 효율 극대화'와 '탄소 배출 저감'으로 본다면 이에 가장 잘 부합하는 에너지가 바로 '원자력'이다.

원자력 발전의 경제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원자력의 발전단가는 39원/kWh로 액화천연가스(LNG) 128원/kWh, 석유 117원/kWh의 3분의 1 수준이다. 태양광(711원/kWh)과 비교해서는 20분의 1에 불과하다.

스마트 그리드 체제에서 풍력, 태양광 등 분산발전형 신재생 에너지들이 화력 발전을 일부 대체하면서도 원자력 발전은 그대로 두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발전용량 대비 발전소 건설비용도 신재생 에너지들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적다. 1000MW급 발전 설비를 짓는데 태양광은 40조원, 풍력은 10조원이 소요되는 반면 원자력 발전소(원전)는 2조5000억원으로 충분하다. 같은 용량의 발전 설비를 건설하는데 필요한 부지 면적은 풍력과 태양광의 1%에도 미치지 않는다.

탄소 배출량도 오히려 신재생 에너지들보다 적다. 원자력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0kWh/g으로 태양광의 6분의 1에 불과하고, 풍력과 비교해도 약 70%에 그친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측면에서 풍력, 태양광보다 오히려 원자력이 더욱 친환경적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자력이 그동안 환경단체들의 표적이 돼 왔던 것은 그 위험성에 대한 인식 때문이다. 1979년 미국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1986년 구 소련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원자력'은 곧 '방사능 오염'을 연상시키는 단어로 전락했다. 정서상 문제로 원자력이 '친환경 에너지'의 대열에 끼지 못하는 이유다.

그러나 체르노빌 사고 당시의 원전과 지금의 원전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 체르노빌 원전은 원자로를 감싸는 외부방호벽인 격납용기가 없었다. 때문에 사고가 발생할 경우 방사능이 외부로 유출되는 구조였다.


반면 지금의 원전은 1.2미터 이상 두께의 콘크리트와 철판으로 구성된 격납용기가 있어 최악의 경우에도 방사능 유출을 차단하도록 돼 있다. 또 5중의 방어벽을 갖추고 있어 첫번째 벽에서 방사능 유출이 일어나더라도 두번째 벽에서 가로막히는 구조다.

원자로 설계 자체도 다르다. 체르노빌 원전은 출력의 이상 상승을 막지 못하는 정반응도 시스템이었지만, 지금은 출력이 이상 상승할 때 스스로 출력을 낮추는 부반응도 시스템이다. 여기에 중성자 감속재도 체르노빌 당시에는 흑연을 써서 화재 위험이 높았지만, 지금은 원자로 냉각제인 물이 감속제 역할을 해 화재 위험이 없다.

고효율, 저탄소의 원자력 발전이 이처럼 안전성까지 갖추게 되면서 최근 세계적으로 다시 원전 건설 붐이 일고 있다. 2007년 국제유가 급등 사태가 불을 당겼다.

KB투자증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2030년까지 300기 이상, 700조원 이상 규모의 원전 신규 건설이 진행될 전망이다. 현재 11기의 원전을 가동 중인 중국은 현재 37기를 건설 중이거나 건설 계획을 확정했고, 2030년까지 72기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이미 104개의 원전을 보유 중인 미국도 향후 20년간 30기 이상의 원전을 추가로 지을 예정이다. 원전 20기를 가동 중인 우리나라도 2020년까지 13기를 추가 건설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원전 르네상스'라는 말까지 나온다.

세계적인 원전 건설 붐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업체는 한국전력과 두산중공업이다. 한전은 현재 우크라이나, 요르단,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터키, 중국, 몽골 등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인 국가에서 원전 건설 사업 수주를 추진 중이다. 두산중공업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자로, 증기발생기 등 원전용 핵심기자재를 만들 수 있는 업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07년 이미 중국 산먼, 하이양 원전에 들어갈 AP1000 주기기를 수주한 바 있다.

김태우 두산중공업 원자력BG 부사장은 "지난 30여년간 세계적으로 수많은 원전이 건설 중단됨에 따라 원전설비 업계가 쇠퇴기를 맞았지만, 두산중공업은 국내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풍부한 기술과 경험을 축적해 왔다"며 "세계적으로도 원전 건설과 관련해 자체 소재 공급능력이나 대형 소재기술을 가진 회사가 거의 없는 만큼 이번 원전 르네상스에서 상당한 수혜를 누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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