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MMF 수탁액(9일 기준)은 전날보다 4조4967억원 순감소한 113조6865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루 감소폭으로 보면 지난해 9월8일 4조7014억원 줄어든 후 최대 규모다.
자금 유출의 상당 부분은 특정 연기금 MMF에서 이뤄졌다. 연기금 자금운용을 전담하는 삼성투신운용의 '삼성연기금 통합콜 MMF'에서 3조3486억원이 빠져 나갔다. 전체의 74%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펀드는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이 상당 부분 차지하고 일부 연기금 자금도 포함돼 있다. 정부가 환율을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한 외국환평형기금에서 일부 원화 채권의 만기를 앞두고 MMF에서 상환용으로 썼다는 것.
또 원화를 달러로 바꾸기 위해 일부 MMF 환매도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 펀드는 공시 의무가 없는 사모펀드인데다 정부의 요청으로 금융투자협회의 공시에도 빠져 있어 정확한 자금 흐름을 파악하기 어렵다.
삼성투신외에 하나UBS자산운용(-4253억원), 산은자산운용(-2288억원), 하이자산운용(-1070억원)의 MMF에서도 큰 폭의 자금 유출이 있었다. 일부 MMF에서 만기가 짧은 채권형펀드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채권형펀드 수탁액은 38조4706억원으로 한 달새 2조7358억원 늘어나 증가 추세에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연초 환율시장 불안으로 인한 외평기금의 확대로 MMF 증가세에 영향을 준 바 있고 최근엔 반대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며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수익률이 2%초반에 불과한 MMF에서 빠져나와 단기 채권형펀드나 채권 직접 투자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금융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MMF에서 빠진 자금이 주식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주식형펀드 수탁액은 이달 들어 1597억원 순감소했고 올 들어선 1조5732억원이나 빠져 나갔다.
또 주식 직접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인 고객예탁금도, 최근 15조원에서 13조원대로 내려가 주식시장 상승에도 자금 흐름이 악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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