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평기금 상환모드? MMF 하루 4.5조원 이탈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09.06.11 18:28
머니마켓펀드(MMF)에서 하루에 4조원이 넘는 뭉칫돈이 빠져 나간데는 외국환평형기금 등에서 대거 자금을 인출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금 마련을 위해 발행한 채권이 만기가 다가오자 자금 운용처인 MMF에서 돈을 찾아 이례적인 수탁액 급감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MMF 수탁액(9일 기준)은 전날보다 4조4967억원 순감소한 113조6865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루 감소폭으로 보면 지난해 9월8일 4조7014억원 줄어든 후 최대 규모다.

자금 유출의 상당 부분은 특정 연기금 MMF에서 이뤄졌다. 연기금 자금운용을 전담하는 삼성투신운용의 '삼성연기금 통합콜 MMF'에서 3조3486억원이 빠져 나갔다. 전체의 74%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펀드는 정부의 외국환평형기금이 상당 부분 차지하고 일부 연기금 자금도 포함돼 있다. 정부가 환율을 관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한 외국환평형기금에서 일부 원화 채권의 만기를 앞두고 MMF에서 상환용으로 썼다는 것.

또 원화를 달러로 바꾸기 위해 일부 MMF 환매도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 펀드는 공시 의무가 없는 사모펀드인데다 정부의 요청으로 금융투자협회의 공시에도 빠져 있어 정확한 자금 흐름을 파악하기 어렵다.


삼성투신외에 하나UBS자산운용(-4253억원), 산은자산운용(-2288억원), 하이자산운용(-1070억원)의 MMF에서도 큰 폭의 자금 유출이 있었다. 일부 MMF에서 만기가 짧은 채권형펀드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채권형펀드 수탁액은 38조4706억원으로 한 달새 2조7358억원 늘어나 증가 추세에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연초 환율시장 불안으로 인한 외평기금의 확대로 MMF 증가세에 영향을 준 바 있고 최근엔 반대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다"며 "일부 기관투자자들은 수익률이 2%초반에 불과한 MMF에서 빠져나와 단기 채권형펀드나 채권 직접 투자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금융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MMF에서 빠진 자금이 주식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주식형펀드 수탁액은 이달 들어 1597억원 순감소했고 올 들어선 1조5732억원이나 빠져 나갔다.

또 주식 직접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인 고객예탁금도, 최근 15조원에서 13조원대로 내려가 주식시장 상승에도 자금 흐름이 악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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