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파업..산업계 '관망 속의 주시'

산업부 기자 | 2009.06.11 15:41

운송거부 장기화와 비노조원 참여 이뤄지면 '물류대란' 예상

전국 화물차주 1만5000여명으로 구성된 화물연대가 총파업(집단운송거부)에 돌입하면서 각 화물연대 지역지부들도 속속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 '물류대란'을 겪었던 산업계는 당장 큰 피해는 없겠지만 화물연대가 본격적으로 파업수위를 높이면 물류 차질이 예상되므로 파업 진행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와 화물연대에 따르면 이날 화물연대는 전국 15개 지부별로 출정식을 가지고 총파업에 들어갔다.

화물연대 최대지부인 부산 지부는 이날 오후 2시 대한통운 부산 컨테이너터미널(구 신선대터미널) 앞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갖고, 본격적인 파업에 들어갔다. 부산지부 관계자는 "화물연대 실체 인정 등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강도 높은 파업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지부와 전남, 전북지부도 이날 오전 총파업 출정식을 갖고 비조합원들에게 파업 참여를 독려함과 동시에 시민을 대상으로 선전전을 펼치고 있다. 울산, 경남, 충남 지부는 해고 조합원 복직 등을 요구하며 파업 출정식을 가졌다.

서울ㆍ경기지부도 경기도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에서 화물연대의 실체 인정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 출정식을 개최했다.

이에 국토해양부는 현재 주요 항만 등 물류거점과 생산거점, 고속도로 진입로 주변에 경찰력을 배치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산업계는 각 기업별로 당장 물류차질을 빚고 있지 않아, 상황을 점검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단 사태가 장기화되면 물류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진행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는 자사 제품을 운반하는 물류 자회사 차주들의 화물연대 가입 비율이 낮아 일단 안심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와 GM대우 등 국내 완성차 업계도 일단 큰 타격은 없다는 입장이다. 수출 자동차를 운송하는 카 캐리어(자동차운반 전용차량) 기사들이 이번 파업의 목적과 연관성이 떨어져 아직까지 파업 참여율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지난해와 같이 파업 참여율이 높지 않은데다 수출 물량이 예년보다 줄어든 상황이라서 단기적으로는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GM대우도 수출물량 감소와 함께 파업이 커지거나 장기화될 경우에도 미리 수출 물량을 확보한 만큼 영향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철강업계는 지난해 파업으로 인해 회사별로 대책을 마련했기 때문에 당분간은 파업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화물연대 파업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직영차량이 많은 업체들과 주로 운송계약을 주로 맺어온데다 지입차 중에도 화물연대에 소속된 차주와는 거래하지 않도록 해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화물연대가 회사의 출입구를 가로막는 등의 경우가 아니라면 직접적인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유ㆍ화학업계도 "단기적으로는 화물연대 파업의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관계자는 "아직까지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필요한 제품은 먼저 출하를 하고 여유가 있는 제품은 철도나 해상으로 운송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도 "기본적으로 송유관, 철도, 선박 등을 통해 각 지역별 저유소로 석유제품을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까진 큰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대한통운, 한진, CJ GLS 등의 대형 물류업체는 철도나 선박 등을 최대한 활용하고 화주와 합의해서 긴급화물에 대한 사전 운송이나 야간운송을 적극 이용하는 등의 피해 최소화 대책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 화물연대의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어려움을 겪은 유통업계도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물품 배송 수요가 많은 대형마트, 슈퍼, 홈쇼핑, 인터넷쇼핑몰 등이 특히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체 물류 유통망을 갖고 있지 않는 소형 슈퍼마켓이 제일 문제다. 지난해 소형 슈퍼는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맥주, 라면, 설탕 등 일부품목을 제대로 납품받지 못해 제품 품귀현상으로 홍역을 치렀다.

온라인쇼핑몰, 홈쇼핑업체들도 파업 장기화로 배송업무 마비로 소비자 불만이 높아질 수 있어 이번 사업사태를 걱정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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