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플레이션 논쟁… 한국은?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09.06.12 08:46
-과잉유동성 물가 자극…정부도 과잉유동성 흡수 공식 언급
-통화유통속도 사상 최저 "물가 우려 크지 않다"
-원자재 가격 상승 '환율하락'이 상쇄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논쟁이 거세다. 일부 경기 회복 조짐이 나타나면서 인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아직은 경기 회복에 힘을 쏟을 때라는 반박도 나오고 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논쟁이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인플레이션을 걱정할 때는 아니라는 주장이 더 많은 힘을 얻고 있다.

해외에서 시작된 인플레이션 논쟁은 과잉유동성이 원인이다. 각국 정부가 경제를 살리려 재정지출을 늘리고 중앙은행도 돈을 시중에 풀어놓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논리다.

특히 경기회복 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관련,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지난 8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내년 상반기 경기침체가 끝난 뒤 급속한 인플레이션이 전세계적으로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일축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지난 1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에 기고한 칼럼에서 "현재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없으며 인플레이션보다는 오히려 디플레이션이 위험요인"이라고 밝혔다.

해외에서 인플레이션 논쟁이 치열한 가운데 국내에서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점점 고개를 들고 있다. 과잉 유동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대표적이다. 올들어 60조원 이상 늘어나 800조원을 넘어선 단기 유동성이 물가를 자극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간 유동성이 과잉이 아니라고 판단해온 정부도 유동성 흡수에 대해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신제윤 기획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은 벨기에 일간지 '르에코'와 인터뷰에서 "한국은 보호주의에 맞서 싸울 것이며 그 다음으로 과잉 유동성의 흡수 문제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선 국제 유가도 부담이다. 지난해 국제 유가가 급등하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에 육박한 악몽이 올해도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아직 인플레이션을 우려할 때는 아니라는 의견이다. 일단 겉으로 보이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다.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로 20개월만에 2%대로 내려갔다. 지난해 7월 5.9%에 비하면 절반 수준도 안된다.

또 시중 유동성은 풍부하지만 통화유통속도가 떨어져 인플레이션 우려를 덜어주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분기 통화유통속도는 0.687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김광두 서강대 교수는 "유동성이 증가하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만 이는 통화유통속도가 일정할 때에 그렇다"며 "지금은 통화유통속도가 떨어지고 있어 물가 우려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 상승도 큰 우려가 아니다. 최근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격 상승세는 달러 가치 하락에 따른 영향도 상당한데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원/달러 환율이 떨어져 유가 상승을 상쇄시키기 때문이다.

장재철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국제 유가는 여전히 지난해보다 낮은 수준인데다 원/달러 환율이 물가 안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해외발 인플레이션 압력은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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