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마감]금통위 후폭풍 금리 급등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09.06.11 16:36

한은 총재 이례적 경기·물가 발언에 화들짝

채권금리가 금융통화위원회 후폭풍으로 크게 올랐다. 기준금리는 예상대로 동결됐지만, 한국은행 총재의 발언이 문제가 됐다. 경기가 바닥을 찍었음을 시사했고 물가상승을 우려한 발언이 나오자 향후 통화정책이 돈줄을 죄는 방향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경계심리가 커졌기 때문이다.

11일 장외 채권시장에서 만기 3년짜리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18%포인트 급등한 4.22%, 5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0.19%포인트 뛴 4.97%로 마감했다. 국고채 3년 금리는 지난해 12월8일 4.22%를 기록한 후 6개월만에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채권시장은 장초반 금리 하락세를 보였다. 금통위 후 한은 총재가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밝힐 것이란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다. 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낙관적인 경기 전망을 쏟아냈다.

한은 총재는 "내수부진 완화와 생산 활동 호전으로 경기 하강세가 거의 끝났다"고 언급하면서 경기 인식이 이전에 비해 크게 호전됐음을 드러냈다. 더구나 유가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걱정했고, 주요국의 긴축 정책에 대해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해, 향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였다.

채권시장은 이내 금리가 오르기 시작했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은의 정책 방향이 미묘하게 변화를 일으키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그간 신중한 경기관을 벗어나 경기 하락세가 끝났다고 단언했기 때문에 그 자체로 악재였다"고 말했다.

박태근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은 총재가 언급한 경기 전망 수준을 볼 때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정황이 커졌다"며 "통화정책 발표문과 국내·외 경제 동향 전문이 방향성이 다른 느낌이어서 채권시장 입장에선 한은 정책의 불확실성과 혼란성이 일부 노출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선 당초 연내 동결에서 인상 가능성 확대로 판단된다"며 "다만 객관적으론 소비 등 내수 지표의 분기 이상 회복이 나타나야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당장 큰 폭의 채권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신동수 애널리스트는 "여기서 금리가 추가로 더 오르려면 경기회복과 물가상승 등이 가시적인 확인이 필요하다"며 "현재 절대금리 수준이 워낙 높아졌기 때문에 저가 매수세가 들어올 여지도 있으며 단기 매매 목적이나 만기보유(캐리)를 위한 매수는 괜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국채선물 역시 금통위 후 외국인 투자자의 대량 매물로 크게 하락했다. 외국인은 6394계약 순매도해 국채선물이 전날보다 68틱 급락한 109.88에 장을 마쳤다.

정성민 유진선물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새로 부각되면서 조기 긴축에 대한 경계심리 커졌다"며 "외국인도 순매도로 전환하면서 장중 손절매성 매도가 꼬리를 물고 나오면서 낙폭이 더욱 커졌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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