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골프]골프를 보는 프레임

김헌 호남대 골프학과 겸임교수 | 2009.06.11 13:48
마음골프학교 교육프로그램의 여러 가지 시도 중에서 초보자들이 쉽게 골프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 가장 인기도 있고 효과도 확실하지만 또 하나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 바로 골프를 바라보는 프레임을 바꿔주는 것이다.

본인의 스윙에 잔뜩 불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학교에 많이들 온다. 찬찬히 살펴보면 스윙에 문제가 없진 않지만 그렇다고 100타를 훌쩍 넘길만한 스윙은 아닌데, 물어보면 아직 카운터불한 스코어를 내고 있지 못하다고 한다.

그런 사람들의 특징은 온 마음이 스윙에 다 가있고 끊임없이 스윙을 연구하고 있다. 공을 똑바로, 멀리, 게다가 원하는 곳에 딱딱 떨어뜨려야 비로소 골프가 가능하고, 그렇지 않으면 골프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 같다.

이름 하여 ‘굿 샷 프레임’. 굿 샷이냐 아니냐라는 틀을 가지고 골프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굿 샷만이 골프의 유일한 샷이란 생각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프로들이 얼마나 실수를 많이 하는지, 소위 싱글이라고 하는 사람들조차 얼마나 스윙의 일관성이 없는지, 그리고 본인들이 이상으로 생각하는 ‘꿈 같은 스윙’에 비교해 보면 ‘프로가 왜 저래?’, ‘싱글이 겨우 저 정도야?’라고 하고 싶은 턱없이 모자란 샷으로 골프를 꾸려간다는 것을 알려준다.

게다가 그 만큼의 경지에 이르기 까지도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던 것인 지를 설명하고 이해를 시키면 ‘굿 샷 프레임’에서 ‘스코어 프레임’으로 서서히 관점이 바뀌어 간다.

결국 골프라는 것은 불완전하고 부정확한 샷을 가지고 어떤 전략적 선택들을 통해서 좋은 스코어를 낼 것인가를 즐기는 게임이라는 것을 납득시키는 과정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스윙에 대한 연구와 집착을 없애고 나면 스윙은 한결 자연스러워지고 편안해 진다.

또 아닌 척하고 학교에 입학을 하지만 남자들 대부분은 ‘힘 자랑 프레임’, ‘롱 게임 프레임’으로 골프를 보고 있다. 누가 멀리 드라이버를 치는 가와 150야드를 몇 번 아이언으로 보내는가가 주요 관심사다.


그런 사람들의 특징은 드라이버를 멀리 보내는 것이 스코어를 줄이는 첩경이라 생각한다. 게다가 그런 사람들은 우선 드라이버가 돼야 다음에 우드나 아이언을 연습하고 숏 게임과 퍼팅은 천천히 연습해도 된다고 자기 멋대로 학습의 과정을 설계해 놓고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드라이버를 잘 치고 못 치고가 스코어에 그다지 영향이 없음을 통계적으로나 실전의 사례들을 모아서 보여준다. 또 드라이버 없이 라운드 하기와 같은 필드에서의 레슨을 통해서 체득할 수 있도록 돕는다.

‘롱 게임 프레임’에서 ‘숏 게임 프레임’으로의 전환이면서, ‘힘 자랑 프레임’에서 ‘집중과 몰입의 프레임’으로의 전환이다. 결국 숏 게임에 자신감을 갖게 되면 롱 게임이 더 좋아지고 힘 보다는 정교함으로 관점을 옮기면서 거리도 더 늘어난다. 이 또한 아이러니다.

90대의 골퍼가 5타를 줄이는 것은 힘겨운 일이지만 100타를 넘기던 사람이 90대 타수로 들어오는 일은 골프를 바라보는 잘못된 프레임을 교정하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다.

스윙의 완성이라는 것은 철저히 투입된 시간의 양과 연습의 질에 비례하는 것이고 보다 멀리 보내는 것은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근력과 유연성에 비례하는 것이다.

골프가 힘이 들거나 골프가 괴롭게 느껴진다면 연습장에 달려가서 무작정 채를 휘두르거나, 기술적인 요령을 터득하려 하기에 앞서 골프를 바라보는 자신의 프레임을 먼저 검토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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