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롤러코스터' 타는 날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9.06.11 08:14

금통위·동시만기·남북회담·거시지표 등 변동성 확대 요인

느닷없는 외국인들의 변화에 어리둥절한 하루였다. 외국인은 전날(10일) 우리 증시에서 현선물 동시 순매수에 나섰다. 현선물 동시 순매수는 흔한 일이지만 그 강도가 기록적인 수준이었다. 최근 사흘간 코스피시장에서 1000억원을 밑도는 순매수를 보이다 갑자기 네 배에 달하는 돈을 퍼부었고 전날 1만 계약 팔았다 바로 다음달 이보다 더 큰 규모로 선물을 사들였다.

일부 증시 관계자들은 외국인들이 우리가 모르는 무엇을 본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보이기도 했다. 혹시 미국 증시에서 뭔가 큰 일이 벌어지는 게 아니냐는 음모적인 시각이었다.

하지만 뉴욕 증시에서 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혼조세를 거듭하던 뉴욕 증시는 오히려 이날 소폭 하락했다. 유가가 배럴당 71달러를 넘었고 모기지 금리 등 시장금리 상승과 경기회복 지연 우려가 시장을 아래로 끌어 내렸다. 연방 준비제도이사회(FRB)가 베이지북을 통해 최악의 경기침체가 지났다는 점을 시사하면서 막판 낙폭을 일부 만회했지만 다우, S&P500, 나스닥 등 3대 지수는 모처럼 한 방향(하락)으로 움직였다.

여러가지 일들이 많은 하루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있고 쿼드러플워칭데이 이른바 '네 마녀의 날'(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이기도 하다. 주목할 거시 지표로 중국 수출입동향과 미국의 소매판매 실적이 나온다. 또 남북 실무회담이 개성에서 열린다.

모두 증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사안들이다. 금통위에서는 금리 동결이 거의 확실시된다. 관심은 최근 유가 급등, 인플레 우려, 유동성 환수 등에 대한 금통위의 코멘트다. 금통위가 당장 정책 변화의 액션을 취하지 않더라도 시각이 통화 팽창에서 중립으로 변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쿼드러플워칭데이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매수차익잔고가 1년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져 있어 만기일 상황은 매수 우위로 예상됐지만 전일 느닺없는 외국인의 대량 선물 매수와 이로 인해 차익매수가 3120억원 유입됐다는 점이 부담이다. 이 물량이 이날 청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크게 증가한 매도차익거래도 이날 청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차익매수 청산 물량을 어느 정도 상쇄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서 발표되는 수출 동향도 관심사다. 중국 수출은 -20%가 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수출이 의미있는 반등을 보여준다면 이는 전세계 수요가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경기회복의 시그널로 해석될 수 있다.

미국의 소매판매는 우리 장이 끝난 이후 나오기 때문에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다. 다만 미국 경제가 회복되는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라는 점에서 이날 미국시장과 다음날 전세계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된다.

남북 실무회담은 그동안 우리 증시를 억누르고 있던 지정학적 리스크와 관련된 문제라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북한 리스크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지만 최근 증시 변동성을 키우는 한 요인 중 하나라는 점에서 북한의 태도에 따라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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