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걱정은 '사치', 증시변수 아니다

머니위크 김부원 기자 | 2009.06.16 09:04

[머니위크]전문가 5인의 인플레 투자전략


"인플레이션이 언제 올지 정확히 알지도 못하는 데 그런 것에 심각하게 반응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차라리 외국인의 움직임에 더욱 집중하려고 합니다."

주식 투자자 L씨의 의견이다. 최근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그는 오히려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주변의 시각에 냉소적이었다.

하지만 분명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플레이션은 요즘 최고의 화두 중 하나다. 재테크 사이트에서도 많은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투자방향을 모색하며 토론이 한창이다.

그렇다면 증권업계는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어느 정도 높게 점치고 있을까? 이에 대해 다섯명의 증권사 투자전략팀 연구원들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시기상조"라며 올 하반기까지 인플레이션 가능성은 낮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즉 인플레이션에 대비해 투자전략에 큰 변화를 주기보다는 현 시점에서 유망한 종목의 비중을 높여가는 전략만으로도 충분한 시기라는 것. 다만 연구원들은 유망 업종을 꼽는데 있어서 일부 시각차를 보였다.

인플레이션 가능성 및 투자 유망업종 등과 관련해 김영준 SK증권 연구원,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위원,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선임연구원 등의 의견을 각각 들어본다.

▶김영준 SK증권 연구원
"경기민감주에 집중하라"

최근 인플레이션 문제가 자주 언급되는데, 우선 개념을 명확히 해야 한다. 결국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이냐, 아니면 하이퍼인플레이션(Hyperinflation)에 대한 부담이냐의 문제다.

만약 하이퍼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라면 지금 당장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또 현재 스태그플레이션으로 본다 해도 과도하게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나타난 이유는 최근 신용경색이 완화되면서 시장이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므로 우려 할 사항은 아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도 결코 부정적이지 않으므로 주식투자자들이 과민 반응할 필요는 없다.

만약 경기 회복이 둔화되는 상태에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다면 투자자들은 전략적인 면에서 경기민감 업종보다는 원자재 관련주 매수를 늘려야 할 것이다. 하지만 주식 시장이 먼저 회복한 후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추세이므로 순환매 차원에서 접근할 수는 있겠지만, 원자재 종목에 집중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현 시점에서는 경기민감주에 투자의 초점을 맞추는 게 좋다. 특히 증권, 보험 등 금융업종에 관심을 갖는 것이 적절하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위원
"밸류에이션 매력 종목을 찾아라"

최근 시장에서 제기되는 인플레이션은 경기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대두되는 현상일 뿐 우려할 만한 사항은 아니다. 경기회복에 개한 기대감이 가시적으로 물가에 나타나는 것으로 보면 된다.

물론 최근 선행지표들은 상당부분 개선되고 있지만 실제 소비부분은 개선되는 속도가 더뎌 주식 투자자들의 고민이 클 것이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가능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는 경기 판단지표들에 관심을 갖는 것이 낫다.


시장 여건상 대형주에 대한 매력이 높지만 3개월째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에 밸류에이션 대한 부담도 그만큼 높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최대한 밸류에이션 부담이 적은 종목, 예상이익 대비 저평가주보다는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주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것이 좋다. 철강, 화학, 은행 업종 등이 이에 해당한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
"정유주, 대체에너지 관련주 등에 집중하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시기상조라고 본다. 시장에서 우려하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오히려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물가가 올라가는 스태그플레이션이다.

주식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에 민감하게 반응할 시기는 아직 아니며 종목이나 업종 선택에서 참고할 만한 정도로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

현 시점에서 관심을 가질만한 업종은 유가 상승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정유주를 비롯해 철강금속 관련주, 대체에너지 관련주, 자원개발 관련주 등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
"소재업종 및 상품관련주에 주목하라"

인플레이션에 대해 아직 우려할 단계는 아니며, 다만 물가가 향후 현재 수준에서 유지될지 급격하게 올라갈지가 관건이다.

물론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심을 가질 필요는 있겠지만 올 하반기까지 인플레이션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갈 가능성도 낮다.

그러므로 주식 투자자들이 급격하게 투자전략에 변화를 줄 시기는 아니며, 포트폴리오의 비중에만 일정부분 변화를 주면 된다. 소재업종이나 상품 관련주가 주목할 만한 종목이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선임연구원
"반도체, 음식료업종 비중 높여라"

주식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가시화되려면 경기와 관련한 긍정적 시그널이 나와야 하는데 아직 그런 상황은 아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고민은 다음 단계의 문제일 뿐 지금 당장의 이슈는 아니다. 오히려 디플레이션을 걱정을 해야 할 시기일 뿐 올 하반기까지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하는 것은 '사치스런 걱정'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에서 비율을 높일 수 있는 종목으로는 반도체 및 음식료업종 등을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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