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릭스와 함께 춤을? '러브' 보다 '친디아'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9.06.09 11:15
글로벌 경제위기로 브릭스(BRICs) 국가들이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오는 16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브릭스에 대한 관심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그러나 브릭스 국가들 사이에서도 차별화가 눈에 띄게 이뤄지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탄탄한 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경제의 한 단계 도약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이에 비해 러시아와 브라질은 원자재 가격에 크게 의존하는 변동성이 심한 경제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러브(RuB)에 비해 친디아(Chindia)의 경제적 내실이 뛰어나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비즈니스위크(BW)는 9일 글로벌 경기침체가 친디아 경제의 도약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과 인도 기업들은 자동차에서 아웃소싱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 분야에서 저비용 능력을 바탕으로 위기를 극복해내고 있다. 이 같은 저비용은 친디아 기업들이 위기에서 생존하고 번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다.

중국과 인도의 산업 기반은 원자재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갖춘 브라질, 러시아와 확연히 구분된다.

풍부한 자연자원을 갖춘 러시아와 브라질은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등락에 심한 부침을 겪는 치명적 단점을 갖고 있다. 러시아와 브라질의 핵심 기업들도 대부분 원자재와 관련된 기업들이다. 러시아, 브라질이 이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중국 인도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차별화는 올해 성장 전망에도 잘 반영돼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브라질, 러시아가 각각 -1.3%, -6%라는 부진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 반면 인도, 중국은 4.3%, 6.5%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경기부양을 위해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은 원자재 가격 급등을 예고하면서 러시아와 브라질의 향후 경제 전망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경제 내실과 변동성을 감안한다면 러시아와 브라질에 비해 중국과 인도가 더 낫다는 평가가 대세를 이룰 수밖에 없다.


게다가 비용 측면에 강점을 갖고 있는 인도와 중국 기업들은 이번 위기는 더 나은 실적을 올릴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인도와 중국 기업들은 위기를 기회로 살리기 위해 해외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좋은 매물 찾기에 본격 나서고 있다.

중국의 비철금속업체인 중국민메탈공사는 최근 원자재 가격 폭락에 치명타를 입은 세계 2위 아연 생산업체인 호주 오즈미네랄 인수에 나섰다. 인수 제안가는 12억달러다.

중국의 트럭업체인 쓰촨텅중중공업(騰中重工)은 제너럴모터스(GM)의 허머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질리자동차는 포드의 볼보 인수를 추진 중이다.

세계 6위 휴대폰업체로 부상한 중국 이동통신장비업체인 ZTE는 해외 진출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중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100억달러를 크레딧라인을 개설키로 했다.

재규어, 랜드로버를 보유하고 있는 인도 타타 자동차 역시 세계 시장 진출의 야심을 드러내고 있으며, 중국 비야디(BYD)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분야 전세계 선도 업체로 떠올랐다.

인도 아웃소싱 분야도 위기에도 불구하고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선진국들이 비용을 축소하면서 아웃소싱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경기침체가 모든 친디아 기업들에게 이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타 지역에 비해 견조한 내수를 바탕으로 세계무대 진출의 폭을 넓히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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