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 '낙관', 윤증현의 변화

머니투데이 강기택 기자 | 2009.06.08 14:08

"2분기 지표 좋으면 어느 정도 바닥 쳤다"

"아직 고용여건은 심각한 상태이며 실물부문이 회복되는 신호가 없다"(4월29일, 제10차 위기 관리대책회의 모두발언)

"요즘 종종 '조심스럽게 낙관적(cautiously optimistic)'이라는 단어를 자주 쓴다"(5월15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강연)

"2분기에 더 나은 지표가 나오면 어느 정도 바닥을 쳤다고 봐도 좋을 지 모른다"(6월8일자, 아사히신문 인터뷰)

이명박 정부의 경제팀장격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한국 경제 진단 발언이 '비관론'에서 '신중론'으로 바뀌더니 최근에는 '낙관론'으로 이동하고 있다.

지난 2월 취임 당시 올해 성장률 전망을 3%에서 -2%로 5%포인트나 낮추면서 "마음이 무겁다"고 할 때와 비교해보면 차이가 확연하게 난다.

특히 4월말부터 각종 경기지표가 개선되는 흐름이 뚜렷해지면서 윤 장관 발언의 뉘앙스도 눈에 띄게 달라졌다.

가장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고용 지표로 분석된다. 지난 4월 23일 전분기 대비 0.1%포인트 성장한 1분기 GDP 성장률(전년동기 대비 -4.3%)이 발표되기까지만 해도 윤 장관의 발언은 비관론쪽에 가까웠다.

그러나 당초 100만명을 넘을 것이라던 4월 실업자수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난 지난달 13일 이후 윤 장관의 경기 시각은 사뭇 달라졌다.

이틀 뒤에 열린 신문방송편집인협회 강연에서 윤 장관은 "실업자수 100만이 '헛방'이 됐지만 이런 허언은 계속 해도 좋다"며 고용 개선을 반겼다. 또 "이번에는 비교적 단기간에 마이너스 성장이 종료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단기 경기회복론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5월 생산동향이 발표된 직후인 이달 1일엔 "생산과 소비지출이 향상되고 있다"며 "종합적으로 봐서 경제 전망을 나쁘게 보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5월 수출 흑자폭이 줄어든 것에 대해서도 "수출이 떨어졌지만 나름대로 선방하고 있다"며 "6월에는 나아질 것"이라고 희망론을 피력했다.

지난달 19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연내에 유동성 환수는 힘들 것"이라고 과잉유동성 회수론에 쐐기를 박는가 싶더니 지난달 22일 글로벌문화경제포럼에서는 입장을 일부 수정했다.

"경기가 회복되면 어떤 정책을 준비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며 "공개할 수 없는 것을 포함해 여러 가지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회복 이후'를 언급했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벌써부터 유동성 환수를 비롯한 출구 전략을 고려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의심하기도 했다.

윤 장관은 8일자로 보도된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 경제지표가 더욱 좋아지면 한국경제가 바닥을 쳤다고 말할 수 있다"고 기대감을 키웠다.

실제 4월과 5월 생산동향과 수출 등 공개된 경기지표들이 1분기보다 호조세를 보이고 있고 2분기 국내총생산(GDP)도 전분기 대비 플러스가 예상되는 등 '바닥론'을 뒷받침하고 있기도 하다.

윤 장관은 본격적인 회복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세계경제 회복을 전제로 "올해 4분기나 늦어도 내년 1분기에는 좋아질 것"이라고 답했다. 경기 전망에 있어 보수적인 정부의 특성을 감안하면 `U자형' 회복은 확신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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