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구전략' 만지작… 실행은 4분기후

여한구.강기택 기자 | 2009.06.08 18:27

윤증현, "긍부정 혼재"→"매우 조심스런 낙관"

최근 경기 전망이 부쩍 밝아졌다. 지난 1분기만 해도 비관론이 지배했다면 지금은 '위기 이후'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정부 스탠스도 '절망적'에서 '비관과 낙관의 혼재'를 넘어 '매우 조심스런 낙관'으로 조금씩 옮겨가고 있다. 시중에 부동자금이 너무 많다는 과잉유동성 논란도 경기가 좀 풀렸기에 가능한 문제제기다. 정부 내에서도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출구 계획'(Exit Plan)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경기선행지수 올 플러스 전환=8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향후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인 경기 선행종합지수를 구성하는 10대 지표가 7년1개월만에 모두 플러스로 돌아섰다.

지난 4월 선행종합지수는 전월 대비 1.6% 상승한 114.7로 지난해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선행종합지수는 올들어 1월부터 4개월 연속 상승세다.

구인구직비율 전월차, 전월 대비 자본재 수입액과 건설수주액이 호전되면서 선행종합지수를 구성하는 10대 지표가 2002년 3월 이후 처음으로 플러스가 됐다. 구인구직비율은 37.9%로 전월보다 2.3%포인트 상승하며 7개월만에 플러스로 전환됐다.

선행종합지수는 고용, 생산, 소비, 투자, 금융, 무역 등의 향후 흐름을 예측할 수 있는 10개 지표로 구성되며 원자료에서 계절요인을 제거한 뒤 해당 월까지의 3개월 이동평균을 적용해 불규칙 요인도 없앤 수치를 바탕으로 산출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경기선행지수(CLI) 보고서에서 한국이 전체 회원국 중에서 경기 회복이 가장 빠르다고 진단했다. 지난 3월 한국의 CLI는 96.8로 전달 94.6보다 2.2포인트 올랐다. 이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큰 상승폭이다. 반면 회원국 전체 평균 CLI는 0.2포인트 떨어졌다.

경기에 후행하는 고용지표의 경우도 취업자 감소폭이 3월 -19만5000명에서 4월 돥18만8000명으로 축소되고 있다. 경기 선행지표인 CLI가 긍정적인 것을 감안하면 고용사정도 뚜렷하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우려됐던 물가도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7%로 2007년 9월 이후 처음으로 2%대로 내려갔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은 이날 부산·울산·경남 최고경영자(CEO) 특강에서 "일부 지표가 개선되고는 있지만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매우 조심스런 낙관 상태"라고 말했다.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일련의 흐름상 '낙관'에 더 무게중심을 둔 것으로 읽힌다.


◇내부적으론 출구계획 준비=경기가 사실상 바닥을 찍고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접어들 조짐이 나타나면서 정부 내에서는 출구계획에 관한 논의가 물밑에서 활발해지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경기 회복세가 불안하고 영국 등 일부 국가의 금융불안 요인도 남아 있어 정부가 앞서 출구 계획을 언급하기는 부담스럽다. 그럼에도 지금부터 경기 회복 이후에 대비한 계획을 미리 짜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재정부 관계자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경제대책회의의 주제가 그동안은 위기 관리에 치중했다면 앞으로는 위기 이후의 전략으로 초점이 바뀌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재정부 간부는 "당분간은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이라는 거시정책 기조가 유지될 수 밖에 없다"면서도 "다만 유동성 과잉이 경제에 부담을 줄 정도가 된다는 판단이 서면 체계적인 출구계획을 실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출구계획이 본격화되려면 빨라도 4분기 이후는 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28조4000억원에 달하는 '슈퍼 추경' 예산이 실물경제에 스며든 후에야 정부가 거시정책 기조를 전환할 수 있는 명분이 서기 때문이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실장은 "추경으로 체감경기가 회복되고 세계 경제 환경이 안정화된 후에야 본격적인 출구 전략이 가동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낙관적으로 봤을 때도 4분기는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부문은 변동성이 굉징히 심해질 수 있어 사전에 미세적인 조치가 취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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