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이번엔 다르다"는 골드만삭스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9.06.08 08:09

北 리스크, 장기화 가능성 염두..미국 강경 발언 영향력 주목

전 세계 증시 중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준의 상승 탄력을 보이던 코스피지수가 한 달여 동안 1400선에서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코스피지수의 탄력 둔화는 미국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로 대변되는 금융위기 가능성 완화라는 이벤트 이후 경기회복 가시화 등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이 부각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은 전 세계 증시가 마찬가지임에도 불구하고 코스피지수는 유독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일본 등이 지난 한달간 5% 안팎 상승했지만 코스피지수는 제자리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하나는 북한 리스크다.

과거 경험상 북한의 위협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고 일시적이었다는 분석이 여전히 주를 이루고 있다. 지난달 25일 코스피지수는 이 같은 분석을 실증했다. 북한의 핵실험 소식에 순식간에 장중 90포인트 폭락했지만 이를 회복하는 것도 순식간이었다.

하지만 이후 시장의 흐름은 조금 달라진 느낌이다. 물론 시장은 북한의 위협적이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큰 폭의 하락을 받지 않고 있지만 장중 변동성은 커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27일 정부의 PSI 참여와 이에 대응한 북한의 군사적 타격 소식에 그동안 매수 행진을 보이던 개인이 순매도로 돌아섰고 상승 흐름을 타던 코스피지수는 하락했다.

지난 2일에도 1437포인트까지 올랐던 코스피지수는 북한의 중거리 미사일 발사 준비 소식에 하락세로 돌아서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5일에는 반대였다. 장중 내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코스피지수는 장 막판 남북 실무회담 소식에 고무돼 30분간 12.8포인트(0.9%) 가량 튀어 올랐다.

주말 동안 북한과 관련된 뉴스들이 쏟아졌다. 유엔의 대북 결의안에는 북한의 탄도미사일과 관련된 모든 행동을 금지하고 북한을 드나드는 선박을 공해상에서 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다시 지정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으며 핵확산 활동을 저지하기 위해 자금통제 등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결정타를 날렸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보상하는 정책을 계속할 의도가 없다"고 강조했다.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이 같은 강경 발언의 배경, 영향 등을 분석하고 있다.

지난 주말 남북 실무 회담 소식에 환호했던 증시가 주말 동안 전해진 이 같은 강경 제재 움직임에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북핵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는 증시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에 주목받지 못하고 묻혀 버렸던 보고서가 하나 있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1일 "과거 북한 문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에 그치긴 했으나 이번에는 상당 기간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며 "특히 유엔(UN)이 이번 주 북한에 대한 제제를 결의하게 되면 긴장이 고조되면서 시장이 강한 하락 압력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후계 체제 이양을 위해 한반도 내 긴장 조성을 필요로 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내부 결속과 체제 안정을 위해 앞으로 공세적 태도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분석했다.

물론 장기적으로 보면 북한이 실제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 미국이 북한을 공격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하지만 과거처럼 '북한 리스크는 별거 아니다'라고 시장 변수에서 거의 제외시켜 둘 상황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이 문제가 증시의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 특히 모멘텀이 부재한 시장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여전히 열어둬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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