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 미계약분 잡자" 이삭줍기 전쟁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전예진 기자 | 2009.06.09 17:54

분양단지마다 밤샘줄서기 등 북새통… 정규 청약보다 경쟁 훨씬 치열

▲인천 청라지구 미계약분을 잡으려는 투자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진은 호반건설의 '청라 호반베르디움' 모델하우스에서 열린 미계약분 청약에 몰려든 인파.
올해 수도권 분양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인천 청라지구에서 투자자들의 '이삭줍기'가 한창이다. 당첨자들이 포기한 미계약분을 잡으려고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미계약 물량 추첨에 수천명이 몰리는가하면 층이나 향이 좋은 물건을 확보하려고 밤샘 줄서기를 하는 해프닝도 벌어지고 있다. 당첨자 발표가 나기 전부터 미계약분을 물색하는 발빠른 투자자들도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호반건설이 내놓은 인천 청라지구 '호반베르디움'(총 2134가구) 미계약분 116가구에는 1500여명이 몰렸다. 미계약분 평균 경쟁률이 13대 1에 달한 것이다. 이는 지난달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인 2.48대 1보다도 훨씬 높다.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이날 당첨자를 추첨하려던 당초 계획도 변경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신청자가 너무 많아 오후 4시 마감하려던 계획을 바꿨다"며 "밤 늦게까지라도 신청을 받고 추첨은 내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실시한 청라지구 '한일베라체' 미계약 물량 추첨에선 밤샘 줄서기 경쟁

이 벌어질 정도로 과열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A씨는 "미계약분을 선착순으로 공급하는 바람에 밤새 줄을 서서 기다린 사람들도 있었다"며 "뒤늦게 온 사람들이 모델하우스에 들여보내 달라고 떼를 써 건설업체와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 동시분양 방식으로 청약을 실시한 한양, 반도건설, SK건설, 동양메이저·건설 등 4개 업체, 5개 단지의 미계약분을 기다리는 이들도 많다. 이들 업체가 공급한 아파트는 오는 11일 당첨자를 발표하지만, 건설사들마다 벌써부터 미계약분에 대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A사 관계자는 "현재로선 미계약분이 얼마나 될지 알 수 없어 이름과 연락처 등만 받아 놓고 있다"며 "당첨자와 예비당첨자 계약이 끝나면 대기자들에게 미계약분 공급 일정 등을 알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장 계약금을 입금할테니 미계약분을 고를 수 있게 해달라는 고객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청라지구 미계약분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청약통장이 없는 실수요자들이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최근 공급된 아파트들이 기존 단지보다 싼 값에 분양된 만큼 내집마련과 시세차익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수도권 인기지역에서 많은 물량이 쏟아질 것에 대비해 청약통장을 아끼려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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