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행ATM 수수료도 공짜" 파격혜택 왜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09.06.08 07:50
"다른 은행의 현금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해도 수수료 안 받아요." 은행들이 '파격적인' 서비스를 들고 나왔다. 자행 ATM 수수료 면제는 기본이고 영업시간에 상관없이 다른 은행의 ATM 수수료도 받지 않는다.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떠나려는 고객을 붙잡기 위해서다. 이달부터 CMA로 신용카드 결제를 할 수 있고, 조만간 공과금 자동이체도 가능해진다. 은행들은 고금리와 파격적인 혜택으로 무장했지만 한편으론 수익성 악화를 고민하고 있다.

◇모든 ATM 수수료 '공짜'=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빠르면 이번주 고금리 월급통장인 '아이플랜'에 ATM 수수료 면제 서비스를 추가한다. 다른 은행의 ATM기를 이용해도 모든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것이다. 종전엔 영업시간 후 자행의 ATM에 한해 수수료를 면제하는 혜택이 대부분이었다.

타행 ATM 이용시 수수료는 건당 1200원. 이 가운데 450원은 타행의 수입으로 잡힌다. 은행이 건당 750원의 수수료 이익을 포기할 뿐만 아니라 450원을 타행에 줘야 하는 셈이다. 연간 수십억원의 수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타행 ATM 수수료 면제 혜택을 먼저 선보인 건 SC제일은행의 '두드림통장'. 특별한 홍보 없이도 입소문을 타면서 가입자가 50만명으로 불었다. 수시입출금식이면서도 금리가 연 4.1%에 달해 CMA금리도 제쳤다.


지점이 많은 은행은 수백억원에 달하는 ATM 이용 수수료를 포기하기 힘들다. 국민은행은 증권거래도 가능한 'KB플러스타'를 선보였다. 증권매수 증거금에 대해 출금 전날까지 4%의 높은 이자를 적용한다. 우리은행도 지주사 소속인 점을 활용, 고금리 스윙상품인 'AMA전자통장'에 복합서비스를 추가할 예정이다.

◇은행 고민도 깊어=은행은 CMA로 고객 한 사람을 뺏길 때마다 사실상 3~4명이 이탈하는 타격을 받는다. 고객 1인당 평균 3.6개 상품을 '교차판매'하는 까닭이다. 그만큼 은행권이 안간힘을 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더구나 당분간 증시 호황이 점쳐지는 터라 은행의 고민은 더하다. 주식시장이 좋을 때 CMA로 이탈하는 고객이 늘어나는 탓이다. 실제 지난달 4대 은행 중 신한은행을 빼고 국민·우리·하나은행의 총수신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장은 고객 확보가 우선이라 파격적인 서비스를 계속 내놓지만 한편으론 수익성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올 1분기 은행권 순이자마진(NIM)은 1%대 중반에서 2% 후반으로 급락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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