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지표 "마침내 바닥 보인다"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9.06.06 04:43

5월 감소폭 크게 둔화… 실업률은 고공행진 지속 전망

미국 경기회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고용이 드디어 바닥에 도달했다는 신호가 감지됐다. 실업률은 여전히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고용감소 속도가 크게 둔화되면서 경기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낙관론이 더욱 힘을 얻게 됐다.

◇고용감소 8개월만에 최저

미국 노동부는 5일 비농업부분고용자수가 지난달 34만5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에도 고용이 52만명 이상 감소했을 것이라던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크게 호전된 것이다.

또 전달의 50만4000명 감소(수정치)와 비교해서도 실직 추세가 크게 둔화된 것이며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경기가 곤두박질치기 시작한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호전된 수치다. 비농업 부문 고용감소는 지난 1월 74만1000개로 최대를 기록한 바 있다.

2007년 12월 미 경제가 '침체'에 공식 진입한 이후 사라진 일자리는 600만개에 달한다. 고용감소의 대부분이 최근 6개월간 집중됐다. 17개월 연속 일자리수가 줄어든 것은 직전의 최장기 경기침체였던 1981-1982년과 같은 기록이다.

한편 미국 근로자들의 평균 주당 근로시간은 4월의 33.2시간에서 지난달에는 33.1시간으로 줄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18.54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2센트(0.1%) 증가하는데 그쳐 2005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 제조업 부진 지속, 레저 오락 신규고용 '청신호'

노동부는 "지난달에도 고용감소가 광범위하게 이뤄졌지만 건설과 서비스 부문의 고용사정이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자동차 회사들의 공장폐쇄 등의 여파로 공장 근로자 15만6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는 전달의 15만4000명보다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반면 건설부문 고용은 5만9000개 줄어드는데 그쳐 지난해 9월 이후 가장 작은 감소폭을 기록했다.
서비스부문 고용감소도 12만개로 한때 한달에 40만개 일자리가 사라졌던 지난 1월에 비하면 사정이 훨씬 나았다. 이 가운데 3만개가 금융부문에서 사라졌다.소매업종 일자리도 1만7500개가 감소했다.

반면 교육과 보건의료 부문은 가장 강력한 일자리 창출 역할을 지속했다. 두 부문에서만 지난달 4만4000명이 새로 고용됐다. 정부부문은 구조조정 여파로 7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레저와 오락부문은 3000개의 일자리가 새로 창출돼 소비자들이 생필품 이외 부문에서 소비를 늘리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희망을 불러 일으켰다.

◇ 주택 제조업 지표 개선과 동반


고용감소 속도의 둔화는 최근 나타나고 있는 제조업 및 주택 관련지표의 개선과 궤를 같이 한다.

이번주 발표된 5월 공급관리협회(ISM)제조업 지수역시 전달대비 상승세를 기록했고, 지난달 자동차 판매도 전년 동기대비로는 감소했지만 전달에 비해서는 증가세로 돌아섰다.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이면서 일부 업체들은 고용을 늘리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월마트는 전날 내년1월까지 2만2000명의 직원을 새로 채용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아르거스 러서치의 리처드 야마론 애널리스트는 "추세가 변화하고 있다"며 고용감소 둔화 추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테판 스탠리 RBS 그린위치캐피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빠졌던 경기침체의 늪에서 이제 빠져 나오고 있다"며 "이는 경기회복을 향한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 실업률 앞으로도 더 오를 것, V자 회복 기대난망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하는 고용실적과 별개로 가계를 대상으로 집계하는 지난달 실업률은 전달대비 0.5%포인트 올라선 9.4%를 기록, 1983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실업률은 전문가들의 예상치 9.2%보다도 악화된 것이다.

비자발적 임시직 근로자들을 포함할 경우 실제 실업률은 전달대비 0.6%포인트 늘어난 16.4%에 달했을 것으로 노동부는 집계했다.

물론 실업률은 고용보다 후행하는 지표이다. 실업률을 현상태로만 유지하기 위해서도 고용이 최소한 신규 인력을 흡수할 수 있는 선으로 늘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용감소가 둔화되더라도 실업률은 당분간 상승을 지속, 10%선을 넘어설 것이라는게 경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높은 실업률과 이로 인한 소비위축은 'V자형' 의 급속한 경기회복을 기대하기 힘들게 하는 요인이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도 최근 의회 증언에서 "미 경제는 올 하반기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겠지만 실업률은 내년까지 상승을 지속할 것"이라고 지적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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