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호재에 목마른 증시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9.06.05 16:20

남북대화 소식에 막판 30분 급등… 기관의 적극참여 '눈길'

국내증시는 '호재'에 목말라 있었다. 오는 11일 남북이 개성에서 개성공단 관련 실무회담을 개최키로 합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코스피지수는 5일 장막판 30분간 0.9% 급등했다.

1380선을 중심으로 힘겨운 강보합을 이어오던 지수는 남북이 회담을 갖는다는 소식 하나에 반색하며 용수철처럼 튀어올랐다. 막판 반등의 주인공은 기관이었다.

투신을 비롯한 기관은 장마감 30분간 900억원을 매수했다. 순매도 규모가 30분 사이 3560억원에서 2660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투신은 이 시간 811억원을 순매수하며 증시의 급등을 이끌었다.

이날 증시는 호재에 목마른 국내 기관들의 모습을 드러냈다. 외국인들이 수급을 주도하는 가운데서도 숨죽이며 기를 펴지 못하던 기관은 '남북 실무회담'이라는 소식에 반사적으로 반응하며 증시의 숨겨진 저력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외국인이 북한 리스크에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으며 매수 관점을 유지해온 것에 비해 투신을 중심으로 한 기관은 5월 이후 24거래일 가운데 22일이나 순매도세를 보이는 등 약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투신은 북한 리스크가 본격 대두된 지난달 24일 이후 10거래일간 2조2093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내며 증시의 추가 상승을 제약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북한 리스크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이날에는 남북 실무회담 소식 하나에 30분간 900억원의 매수세를 집중시킨 점을 드러내며 호재만 드러나면 언제든지 실탄을 발사할 수 있는 저력을 보였다.

보합권에 머물던 남북경협주들도 장막판 급등세를 나타냈다. 로만손광명전기는 마판 급등세를 보이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제룡산업은 13.6% 급등했다. 좋은사람들세명전기도 3% 이상 강세를 보였다.

류용석 현대증권 시황분석팀장은 "악재가 넘쳐나며 기가 꺾였던 증시가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모멘텀에 목마른 모습을 보인 것"으로 풀이했다.

개성공단에 대한 회담의 낙관적인 결과를 기대하는 시장의 심리가 투신을 중심으로 두드러지면서 상승세를 갈구하는 기관의 심리를 엿보게 했던 장세라는 설명이다.

류 팀장은 "다음 주에도 예정된 지표 발표 가운데 두드러진 점이 없는 것을 고려하면 눈치를 보면서 보합세를 이루다 호재와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 리스크가 진정국면을 보일 경우 기관 매수세가 재개될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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