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공격적 IB행보 눈에 띄네

더벨 길진홍 기자, 박영의 기자 | 2009.06.05 11:40

올들어 부동산 PF 최대규모...우량 자산 선별 투자

이 기사는 06월04일(08:26)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최근 하나금융그룹이 투자은행(IB) 부문에서 공격적인 행보로 눈길을 끌고 있다.

하나금융은 올해 시중은행들이 꺼리고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잇따라 성사시켰다. 최근에는 1조원을 웃도는 미분양펀드 금융 주관사로 나섰다. 이달 들어서는 미국계 사모펀드 콜버그클래비스로버츠(KKR)의 OB맥주 인수 금융을 주도하고 있다.

부동산 PF 신규 6건 4370억원...수도권 사업장 집중

하나금융의 변화는 부동산금융 부문에서 두드러진다.

올해 들어 부동산 PF는 시중은행들이 사후 관리에 치중하면서 중단되다시피 했다. 특히 신규는 브릿지론 차환 물량을 제외하면 손에 꼽을 정도다.

하나은행만은 예외다. 하나은행은 올해 6건 4370억원 규모의 신규 PF 실적을 올렸다. 건설업계 올해 첫 PF로 꼽히는 삼성물산 광교신도시(1200억원)를 비롯해 SK그룹의 수원 SK케미칼부지(1000억원) 유동화에 참여했다.

현재 계약이 진행 중인 사업장을 더하면 올 상반기 PF 규모는 5000억원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같은 기간 농협과 우리은행은 신규 PF가 없었다. 신한은행(2건 1300억원)과 기업은행(1건 200억원)이 일부 사업장에 소규모 대출 실적을 기록했다.

국민은행의 경우 공식적인 PF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상반기 실적은 하나은행에 밀릴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하나금융은 또 일부 지역에서 파격적인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를 단행하고 있다. 지난 4월 말 하나은행은 CD+310bp 수준에 유지되던 판교신도시 주택담보대출 금리를CD+250bp까지 내렸다.

이에 따라 국민, 우리, 신한 등 시중은행 인근 지점들은 한 달째 일손을 놓고 있다. 이는 한국은행이 집계한 4월말 현재 주택담보대출 금리 5.3%와도 400bp 가량 차이가 벌어지는 수치다.

이와 함께 하나대투증권과 하나은행은 1조원(3685가구) 규모의 미분양펀드 금융 주관사로 나서 다른 시중은행 참여를 이끌어 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의 경우 최근 PF 대출 금리를 타 은행에 비해 20~30bp가량 낮추는 등 상당히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건설 부동산을 포함한 기업금융 전반에 걸쳐 영업 확대 모습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그룹 산하IB부문 가동...은행·증권 유기적 연계

하나금융은 이 같은 업계의 시선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선별적으로 우량 자산 투자를 확대하고는 있지만 기조가 공격적으로 돌아선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 초 이뤄진 IB부문 조직 변화는 최근 성과가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말해준다. 하나금융은 지난 3월 말 은행, 증권, 캐피털 등으로 흩어져 있던 계열사 IB인력을 그룹 기업금융(IB) 부문으로 재배치했다.

각 계열사 간 관련부서를 사업단위(BU: Business Unit)로 묶은 매트릭스(matrix, 수평조직체계) 조직 도입에 따라 400여 명의 인력들이 IB부문에 상주하고 있다.

IB부문은 딜을 발굴하고, 사업성을 검토한다. IB센터에서 프로젝트가 검증되면 하나은행이 자금을 집행하는 구조다.

미분양펀드 금융 주관과 광교·청라 부동산 PF 등이 모두 하나금융 IB부문의 작품이다. 최근에는 대형 건설사들과 손잡고 수도권 일대 미분양아파트 유동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다른 금융지주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건설 부동산 익스포저도 공격적인 IB업무를 거들고 있다. 하나금융 부동산 PF잔액은 2008년 9월말 기준2조1000억원으로 우리(17조1000억원), 국민(12조2000억원), 신한(9조4000억원) 등의 규모를 크게 밑돌고 있다.

하나금융 IB부문 관계자는 “은행과 증권이 유기적으로 연계해 IB업무를 진행하기 때문에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 의사결정이 빠르고 정확하다”며 “특히 부동산 PF의 경우 경쟁사들이 주저하고 있는 지금이 우량 자산에 집중 투자할 수 있는 적기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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