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게,애 낳아도"‥불붙은 저출산대책 경쟁

머니투데이 전예진 기자 | 2009.06.07 15:02

서울 각 자치구 출산장려금, 보육비 지원 등 대책 내놓기 봇물

#다자녀가구 주택특별공급 의무화

#셋째 자녀 출산시 15만원 상당 출산용품 교환권

#둘째 낳아도 보육료 50% 지원

최근 서울 자치구들이 내놓은 저출산 극복 대책이다. 출산율 저조로 인해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옛말이 됐다.

각 자치구들은 저출산, 상주인구감소 문제를 해소하겠다며 앞다퉈 출산장려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다른 자치구로 인구를 빼앗기지 않기 위한 정책경쟁이 다소 과열돼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얼마면 되니"…짭짤한 출산장려금=각 자치구들은 2007년부터 시행해온 출산장려금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강남구는 둘째를 낳으면 100만원, 셋째 500만원, 넷째 1000만원, 다섯째 2000만원, 여섯째 자녀 이상은 3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당초 지원금액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또 영·유아 보육료 지원사업을 확대해 둘째 자녀의 보육료 50% 또는 양육수당 월 10만원, 셋째 이상 자녀의 보육료 100% 또는 양육수당 15만원 씩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중구는 "2007년부터 이미 둘째 20만원, 셋째 100만원, 넷째 300만원, 다섯째 500만원, 열째 이상부터는 3000만원을 양육비로 지원해왔다"고 나섰다.

성동구도 내년부터는 4자녀 이상 가구에 100만원이 넘는 장려금을 지원하도록 6월 초 조례를 개정키로 했다.


◇"어느 구가 더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하나"=장려금 외에 자치구들이 제안하는 혜택은 각양각색이다.

은평구는 이번달부터 최저생계비 5인 기준으로 소득·재산 200% 이하 다자녀 가구에 15만원 상당의 출산용품 교환권을 제공한다.

강남구는 △3자녀 이상 구립문화체육센터 80% 감면 △미혼남녀 연 2회 이상 만남이벤트 주선 △결혼자금 최대 2000만원까지 저리 융자 등의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했다.

성동구는 6월 초부터 공급되는 일반분양 아파트의 3%를 다자녀가구에 특별공급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밖에 △육아용품 구매시 할인, 포인트 적립이 가능한 다둥이 행복카드 발급 △차량 취등록세 50% 감면 △부동산 재산세, 도시계획세 면제 등을 실시한다. 출생카드에 아기사진 붙이기, 출산축하카드 발송 등도 신경쓴다. 강남구와 성동구 등은 불임부부 체외수정 시술비도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 경쟁 심화될 듯"=자치구들이 이같은 대책을 내놓는 이유는 인구감소가 지역발전 저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를 낳아 키우는 정착인구를 늘려 도심공동화현상을 막겠다는 데 목적이 있다.

중구 관계자는 "다른 자치구와 비교해 구의 존립과 관계가 깊은 저출산에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며 "이같은 긴박한 상황 때문에 구민들이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한 구청 관계자는 "돈이 많은 강남구가 출산장려금을 팍팍 지원하겠다고 나섰는데 셋째 이상 낳는 것은 무리지 않겠느냐"며 "각 자치구에서 이미 좋은 대책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들이 위기의식을 느끼고 대책 마련과 홍보에 열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3. 3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4. 4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