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책임지는 모습 보인다고 쇄신인가"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 2009.06.05 11:51

박 대표 사퇴할 경우 "지도부 전원 사퇴"키로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5일 쇄신특위 등 당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지도부 사퇴와 관련, "책임지는 모습을 보인다고 쇄신이 되겠느냐"며 사실상 '사퇴 불가' 입장을 시사했다.

박 대표는 전날 의원 연찬회에서 지도부 사퇴 논쟁이 거세게 일자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들과 긴급 간담회를 가졌다.

간담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 대표는 "우리당이 승부처를 맞고 있다"며 "장고(長考)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와 최고위원들 사이에 두 시간 여 동안 얘기가 오갔지만 결론을 내리진 못했다. 간담회 직후 박 대표는 "쇄신이 하루 이틀에 끝나는 것이냐"며 "긴긴 고뇌와 연구 끝에 나오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쇄신 활동을 계속 돼야 한다"며 "책임지는 모습을 보인다고 쇄신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박 대표는 "주말 동안 열심에 생각하고 중요한 당직자 얘기를 들어보기로 했다"며 "최고위원들과 거취를 함께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물러나게 될 경우 최고위원 전원이 함께 사퇴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박 대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는 당이 한 발짝도 나갈 수 없다"며 "원천적인 화해 없이는 당이 한 걸음도 못 나가며 그것을 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해 지도부 사퇴를 둘러싼 논쟁이 쉽게 매듭지어지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회의를 마치고 나온 공성진 최고위원이 기자들과 만나 "박희태 대표 등이 빠르면 주말에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날 수도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박 대표는 "청와대의 '청'자도 안 나왔다"며 "청와대에 들어갈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어제 말한대로 조만간 전체 의원들과 함께 청와대에서 조찬이나 만찬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최고위원들 대부분은 지도부 사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태열 최고위원은 "당장 사퇴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최고위원들의 의견이 다수였다"며 "우리가 오늘날 당의 위기를 자초한 것에 대한 책임은 있지만 그냥 사퇴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면서 지도부 사퇴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박순자 최고위원은 "사퇴는 가장 쉬우나 가장 무책임한 방법"이라며 "국정운영, 당내 쇄신, 정책기조 등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이냐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최고위원 간담회에는 공성진, 박순자, 허태열, 송광호, 박재순 최고위원과 김효재 대표비서실장 등이 참석했다.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4. 4 "노후 위해 부동산 여러 채? 저라면 '여기' 투자"…은퇴 전문가의 조언
  5. 5 [단독]울산 연금 92만원 받는데 진도는 43만원…지역별 불균형 심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