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왠지 꼬이네"…野 "노무현 정신으로"

머니투데이 이승제 기자 | 2009.06.05 09:51

4일 같은 날 극명한 대조…한나라당, 백가쟁명 속에 쇄신 자초 우려

무릇 일에는 탄력이 있다. 잘 되는 집은 왠지 잘 되고, 안 되는 집은 꼬이기만 한다.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그렇다. 민주당은 연일 기세를 올리고 있는 반면 한나라당은 하는 일마다 삐걱거린다.

4일 한나라당은 의원연찬회를, 민주당은 워크숍을 열었다. 두 당은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한나라당은 쇄신을 놓고 계파간, 의원간 첨예한 대립양상을 빚었다. 민주당은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자'며 모처럼 화합의 주먹을 불끈 쥐었다.

쇄신을 논의하고 있는 한나라당에서는 요즘 이상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청와대, 비주류(친 박근혜계), 지도부는 지도부 사퇴와 이에 따른 조기 전당대회 개최 등 쇄신을 위한 '기초포석'에 반대하고 있다. 주류인 친이(친 이명박)계 중 상당수 의원들은 이에 맞서 사퇴와 전대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한나라당 쇄신세력은 당내 쇄신에 이어 청와대와 내각 쇄신을 촉구할 예정이다. 조각 수준의 내각 변화, 국정운영기조 전면 수정 등이 그것이다. 청와대 입장에서 달라울 리 없다. '포스트 서거정국'에서 마냥 수세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다. 밀리지 말고 버텨야 한다는 게 청와대 판단인 셈이다.

친박계는 당내 역학구도의 급격한 변화를 바라지 않는다. 전당대회 등에서 세를 확장하기 보다는 오히려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재오 전 의원보다는 박희태 현 대표가 낫다는 얘기도 들린다.

현재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한나라당 의원들은 좌불안석이다. 여론조사 결과 20~40대 유동층이 급격하게 민주당 쪽으로 쏠리고 있어서다. 이 연령층은 수도권에서 당락을 결정짓는 핵심 세대다. "이대로 가면 의석을 잃을 게 뻔하다"는 우려가 흘러 나온다. "쇄신을 통해 국민을 납득시켜야 한다"는 '쇄신 불가피론'은 그래서 절박하다.


한나라당의 쇄신작업은 빛바래지고 있다. 쇄신특위는 지도부 사퇴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배수진을 쳤지만 다들 반응이 시큰둥하다.

반면 같은 날 민주당은 결의를 다졌다. '노무현 정신'이 그 중심에 있다. "진작에 이랬어야 했다"는 자성론도 나왔다. 노 전 대통령을 '좌절당한 혁신군주'로 지칭하면서 노무현 정신의 좌절에 대해 철저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주된 화두는 '단합'이었다.

"야성(野性)을 되찾고 새로운 야당 패러다임을 창출하자"는 이용섭 의원의 발언은 이날 회의의 성격을 요약해준다. 민주당은 이날 정권교체에 대한 기대로 설렜고, 모처럼 화합한 것에 만족했다.

이날 한나라당 쇄신특위는 정당 지지율에서 4년만에 민주당에 역전당했다는 '자해성' 자료를 내놨다. 쇄신의 절박감을 강조하기 위한 궁여지책이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같은 날 보여준 모습은 극명한 대조였고, 둘 사이의 무게 추는 점점 민주당 쪽으로 기울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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