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유가, 환율 그리고 외국인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9.06.05 08:06

외인, 매수강도 둔화 가능성… 수급 구도 흔들

안정되는 듯 했던 투자심리가 다시 흔들리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나흘만에 다시 심리선인 20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떨어졌다. 특히 기술적으로는 사흘 연속 종가가 시가보다 낮은 음봉을 그리는 흑삼병이 나타나며 지수는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가능성을 드러냈다.

다행히 미국 증시가 4일(현지시간) 반등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5일 실업률 발표를 앞두고 고용지표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에 비해 감소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개선시켰다. 다우지수는 0.86%, S&P500지수는 1.15%, 나스닥 지수 역시 1.32% 각각 상승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일제히 단기적으로 증시의 변동성 확대와 조정 가능성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특히 '유가, 환율, 그리고 외국인'들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이 세가지 변수는 모두 밀접한 연관성을 보인다.

유가는 70달러에 육박했고 환율은 급등하며 1250원대로 올라섰다. 외국인은 이틀 연속 순매도했다. 외국인의 이틀 연속 순매도는 지난달 중순 이후 보름여만이다. 특히 4일에는 현선물 동시 순매도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

유가 상승은 달러 수요를 늘려 환율 상승 요인이 된다. 또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 기대가 줄어들기 때문에 외국인들의 매수 유인을 감소시킨다. 또 유가의 강세는 원유를 갖고 있는 브라질 같은 나라에 대한 매력도를 높여 상대적으로 우리 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을 둔화시킬 수 있다. 실제로 대우증권에 따르면 유가가 본격적인 상승궤도를 그리기 시작한 5월 중순 이후 브라질에 대한 한국증시의 상대강도가 약해지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지금의 유가 수준은 우리 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고 최근의 달러 약세 기조를 감안하면 환율은 상승보다는 하락 압력이 크다. 또 13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벌이며 올 들어 10조원 이상 주식을 사들인 외국인이 이틀 연속 매도했다고 방향을 완전히 틀었다고 단정지을 수도 없다.


다만 최근 증시의 수급 구도에서 외국인이 거의 유일한 매수주체였다는 점에서 보면 외국인이 매도로 돌아서지 않고 매수 강도만 둔화시키더라도 증시의 상승탄력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밸류에이션의 대한 부담이 상존하는 가운데 지지부진한 지수의 흐름은 투자자들의 증시 이탈을 촉발시킬 수 있다.

특히 선물시장에서의 외국인은 방향성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외국인은 다음 주로 다가온 만기일을 앞두고 매도 계약을 꾸준히 쌓고 있다. 3월 만기일 이후 누적했던 순매수 계약은 이미 순매도로 돌아섰고 누적 순매도는 2만2000계약에 달한다. 이와함께 이미 1만4000계약 정도의 매도 계약을 9월물로 롤오버시키고 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의도를 모두 설명할 수는 없지만 지수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철저하게 모멘텀에 따른 반응을 나타내고 있는 외국인과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시장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며 "충분한 유동성이 시장에 유입된 만큼 기본적으로는 박스권 내에서의 움직임이 기대되지만 투자주체의 움직임 변화에 따른 일시적인 수급의 쏠림 등에 대한 대비 역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최근 2거래일 현물 매도 규모를 감안할 때 아직 국내증시에서의 매수 기조의 변화가 바뀌었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외국인 매수 강도 둔화에 따른 전반적인 시장 수급의 약화에 따라 증시의 추가 상승 모멘텀은 상당부문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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