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국채 매입, 채권시장 파급력 미미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09.06.04 16:42

보유 채권 만기 앞두자 보충 차원…추가실시도 미정

한국은행이 국채 매입에 나서자 채권금리가 떨어졌다. 한은이 시중에 풀린 채권을 사면 물량이 줄어 채권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은의 국채 매입 배경을 보면,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 채권금리 상승을 막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단순히 종전에 갖고 있던 채권의 만기 도래로 인해 이를 메우려는 차원인 만큼 최근의 금리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4일 장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과 5년물 금리는 각각 전날보다 0.03%포인트, 0.02%포인트씩 하락(가격상승)한 3.88%, 4.60%로 마감했다.

채권시장은 밤사이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 마감한데 힘입어 강세로 시작했고 한은의 국채 매입 발표 후 더욱 힘을 받았다.

한은은 이날 오전 기존 국고채 4000억원 어치가 만기를 앞두고 5000억원 규모의 국고채 '단순매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고채 단순매입은 시중에 있는 채권은 사들이는 방식이며 직매입은 시장을 거치지 않고 발행 당사자인 기획재정부로부터 직접 매입하는 식이다.


한은은 환매조건부채권(RP)을 금융기관에 매각하는 대신 금리를 주고 돈을 받는 방식으로 시중 유동성을 조절하는데, 이번 국고채 매입은 RP 매각을 위한 차원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올초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늘어날 국채 발행 물량을 흡수하기 위해 시장이 요구했던 국채 매입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국채 금리는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줄였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은이 유동성을 조절하기 수단으로 RP 매각을 했는데, 이를 위한 대상 채권을 확보하기 위해 시장에서 국채를 사겠다는 것"이라며 "만약 국채 매입을 안 했다면 RP 매각 물량이 덜 나올 것이기 때문에 시장 전체의 유통 물량은 이전과 같은 셈이어서 장기적인 호재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국채를 사면 단기적으로 금리가 떨어졌지만, 결국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개선이 더 뚜렷해 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하락했던 금리는 재차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이 추가로 국채 매입에 나설지도 장담하기 어렵다. 정성민 유진선물 애널리스트는 "정책적으로 국채 금리를 낮추자는 의도가 아닌 것으로 보이고 경기도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단발성으로 마무리 될 것"이라며 "미국처럼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 국채를 매수하는 쪽으로 흐를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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