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CEO 정부포상 퇴짜 왜?

머니투데이 문성일 기자 | 2009.06.08 07:15

[부동산X파일]CEO취임前 불공정거래행위 제재로 포상퇴짜

대우건설 서종욱(사진, 60) 사장은 상대방을 끌어들이는 마력이 있다. 굳이 호남형의 외모를 들지 않아도 대형건설사 최고경영자(CEO) 답지 않게 소탈하면서도 겸손한 그의 성격에 상대방은 금세 푹 빠져든다. 소주를 곁들인 직원들과의 저녁자리에서도 서 사장은 벽이 높은 CEO라기 보다는 그저 친근한 선배다.

서 사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도 불필요한 격식이다. 상명하달식의 조직 문화도 그리 달가워하지 않는다. 창의력을 발휘할 수 없고 실무와 격리될 수 있어서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를 기준으로 국내 1위 건설기업 CEO는 이처럼 '편한 형님'의 모습을 갖고 있다.

이런 그가 최근 결코 좋을 수 없는 통보를 받았다. 대우건설은 오는 18일 열리는 건설의 날 행사와 관련, 주최측인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이하 건단연)에 서 사장의 금탑산업훈장 포상을 상신했으나 퇴짜를 맞았다. 대우건설이 최근 2년간 모두 9차례에 걸쳐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불공정 거래 행위로 제재를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행정안전부의 정부 포상 지침상 최근 2년 이내 3회 이상 고발 또는 과징금 처분을 받았거나 최근 1년 내 3회 이상 시정명령을 받은 경우 정부 포상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규정돼 있었다.

하지만 올 1월1일부로 이같은 양벌 규정에 예외 조항이 추가돼 제재 대상 법인이나 해당 임원이 위반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한 경우 공정위가 인정하면 포상 대상이 될 수 있다.


대우건설은 이같은 예외 조항을 확인한 뒤 서 사장의 포상을 신청했으나, 5명의 교수로 구성된 건단연 평가위원회가 "공적은 인정하지만, 상의 격이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어 탈락시켰다.

서 사장 입장에선 억울한 결정이다.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은 불공정 거래 행위 모두 서 사장이 CEO로 발탁되기 이전에 벌어진 일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표이사에 무한 책임을 묻는다"는 기본 원칙에 따라 서 사장은 고배를 들게 됐다.

이런 이유로 건설업계 내부에서도 이번 일을 안타깝게 보는 분위기다. 서 사장의 탈락으로 올해 종합건설업체 몫의 금탑산업훈장은 신동아종합건설에 돌아갔다. 서 사장과 대우건설 입장에서는 올 행사를 두고두고 곱씹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日 노벨상 산실' 수석과학자…'다 버리고' 한국행 택한 까닭은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