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쇄신, '친이 vs 친박' 이종격투?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 2009.06.04 11:44

'민본21'도 계파색 내세우다 표류할까 우려

한나라당의 쇄신바람이 결국 '계파 갈등'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4·29 재보선 참패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여파로 쇄신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쇄신방향과 폭을 놓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쇄신특위는 출범 이후 지금까지 다섯 차례 회의를 열고 지도부 사퇴와 조기전당대회 개최라는 아젠더를 들고 나왔지만 좀체 진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쇄신특위는 지난 2일 지도부 사퇴 촉구 등 현안에 대해 결론내겠다며 '끝장토론'을 개최했지만 무위에 그쳤다. 계파 벽에 부딪히며 첨예한 갈등양상을 보였고 결국 4일 열리는 연찬회에서 쇄신특위의 결정을 받아주지 않을 경우 활동을 종료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다.

쇄신특위는 출범 때부터 회의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계파별로 위원들을 안배함에 따라 제대로 된 쇄신방안을 마련해 추진할 수 있을 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다.

현재 당내 문제에 대해 계파간 시각과 대응법이 극명하게 엇갈리는데다 쇄신위원들마저 계파별 목소리를 낼 경우 과연 제대로 된 쇄신논의가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지금까지 진행된 회의에서도 위원들의 계파별 입장이 사사건건 부딪혔다. 친이(친 이명박) 정태근 의원과 친박(친 박근혜)이정현 의원 등은 쇄신위에서 계파 색채를 뚜렷하게 보이고 있다. 원희룡 쇄신위 위원장의 정치력도 뜻대로 발휘되지 않고 있다.

전당대회와 관련해서도 친이는 '조기전대 찬성론'을, 친박은 '국정쇄신집중론'(조기전대 반대론)을 주장하고 있다.


친박은 쇄신이라는 명분에는 동조하지만 조기전대로 갈 경우 박근혜 전 대표가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되는 것을 최대한 막겠다는 입장이다. 쇄신보다는 계파 간 이익을 앞세우는 형국이다.

쇄신특위 한 관계자는 "쇄신특위는 전체 판을 보며 쇄신 방안을 하나하나 만들어 가야하는데 지금 쇄신위 안에서는 친이와 친박의 이종격투기가 벌어진 형국"이라며 "이런 식으로 가면 결국 쇄신이라는 본질은 희석되고 계파갈등 그 자체로 끝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쇄신특위와 함께 당 쇄신을 강력 요구하고 있는 초선의원 개혁성향 모임인 '민본21'도 계파별 입장차에 따른 잡음에 휩싸여 있다.

민본 21 역시 각 계파 의원들이 참여하고 있어 결집된 목소리를 내기 힘들 것이란 지적을 받아왔다.

한 관계자는 "계파 간 이익이 충돌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민본21이 초계파적인 활동을 벌이고 자리를 잡기 위해선 나갈 사람은 나가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날 경기도 과천에서 열릴 의원 연찬회에서 쇄신특위를 비롯 그동안 당내에서 제기돼온 당 쇄신 방안에 대한 백가쟁명식 토론이 있은 후 어떤 식으로든 결과가 도출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베스트 클릭

  1. 1 "밥 먹자" 기내식 뜯었다가 "꺄악"…'살아있는' 생쥐 나와 비상 착륙
  2. 2 "연예인 아니세요?" 묻더니…노홍철이 장거리 비행서 겪은 황당한 일
  3. 3 박수홍 아내 "악플러, 잡고 보니 형수 절친…600만원 벌금형"
  4. 4 "노후 위해 부동산 여러 채? 저라면 '여기' 투자"…은퇴 전문가의 조언
  5. 5 점점 사라지는 가을?…"동남아 온 듯" 더운 9월, 내년에도 푹푹 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