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파생상품은 정말 필요악인가?"

성철현 우리투자증권 트레이딩사업부 FICC그룹장 | 2009.06.03 17:21

[마켓인사이트]"신용도 높은 신용연계증권(CLN) 투자" 관심

지난 십여 년에 걸쳐 이루어진 세계 신용파생상품시장의 성장은 가히 '금융혁명'에 비유되곤 했다. 거래규모의 비약적인 증가는 물론 다양한 구조화 기법 등이 동원된 최첨단 신상품들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이후 신용파생상품은 글로벌 경제 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말았다. 무엇이 이처럼 극적인 반전을 이끌었을까. 신용파생상품은 정말 필요악이었던가.

원래 신용파생상품은 신용리스크를 이전하기 위해 고안된 금융상품이다. 따라서 신용파생시장의 활성화를 통해 금융시스템의 효율성이 제고된다는 데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다만, 레버리지를 수반하는 파생상품 고유의 속성상 시장의 투명성 확보 및 적절한 리스크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다. 돌이켜 보건데, 지난 십여 년 간 이 점을 간과한 것은 아닐까. 저금리 환경 가운데 유동성 과잉의 달콤함에 취한 나머지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라는 함정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때문은 아닐까.

최근 이러한 시각을 반영해 시장의 자체적인 개선 움직임이 뚜렷하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집중결제상대방(CCP: Central Counterparty) 제도 도입 검토 및 ISDA의 신용파생상품 용어 정의집(Credit Derivatives Definitions)에 대한 새로운 부록(March 2009 Supplement) 제정 등이다. 이러한 개선 노력은 신용파생상품 거래상대방 위험을 축소하고 신용파생상품 거래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 신용파생상품 시장으로 눈을 돌려 보자. 다행히 국내 신용파생상품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해외 신용파생상품 시장의 시행착오를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 시장만의 혁신적 가치를 창조할 여지가 그만큼 크다는 이야기이다. 아울러 향후 비약적인 도약을 위해서는 신용파생상품의 기본에 보다 충실해야 한다는 역설적인 명제를 내포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최근의 시장 동향에 부합하는 상품에는 어떠한 것이 있을까. 필자는 주저없이 신용연계채권(CLN)을 추천한다. 신용연계채권은 신용부도스왑(Credit Default Swap: CDS)을 증권화한 것이다. 국내 증권회사들이 발행하는 원화표시 파생결합증권(Derivatives Linked Securities: DLS)이 가장 대표적인 예이다.


신용연계채권의 구조는 간단하다. 신용연계채권 발행자(국내 증권회사)는 단일(또는 다수) 기업을 준거기업(Reference Entity)으로 해 신용부도스왑(CDS)이 내재된 신용연계채권을 발행한다. 신용연계채권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지급 받는 대신 준거기업에 대한 신용사건(Credit Event) 발생시 투자 손실을 부담한다. 결국 발행자는 준거기업의 신용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신용연계채권을 발행하고,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신용연계채권에 투자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신용연계채권은 투자자의 위험성향에 맞춰 얼마든지 새롭게 설계될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단일 준거기업 신용연계채권(Single-name CLN)에서부터 N차부도종결 바스켓 신용연계채권(Nth-to-Default CLN)까지 신용연계채권의 종류는 다양하다.

최근 해외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뿐 아니라, 국내 채권 시장에서도 신용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그만큼 투자자의 기대수익률을 충족시키는 상품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국내외 금융 환경 가운데 필자는 국내 증권회사들이 발행하는 신용연계채권 투자에 주목하여 보기를 권한다. 그 시작점은 신용등급이 높은 국내 기업을 단일 준거기업으로 하는 신용연계채권이 될 것이다.

신용연계채권은 신용파생상품의 기본에 충실한 상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국내외 신용파생상품 시장의 화두는 바로 “Go Back to Basics” 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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