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발표 통계, 체감경기와 너무 달라~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09.06.03 16:14

[말랑한 경제 카스테라]

-윤증현 "통계와 체감지표 큰 차이, 신뢰도 낮아져"
-소비자물가 2.7% 상승 vs 체감물가는 큰 폭 상승
-실업자 감소 vs 고용부진 지속


정부가 발표하는 경기지표와 국민들이 실제 느끼는 체감지표간 괴리가 커지고 있다. 통계상으론 경기가 바닥을 치는 모습이지만 국민들이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은 여전하다.

통계청은 3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통계조사 정확도 개선 방안'과 '고용 통계의 이해와 시사점'을 보고했다.

통계청이 회의에서 별도 보고를 하게 된 이유는 일차적으론 현장조사도 하지 않고 부실하게 통계를 작성했다는 감사원 지적 때문이지만 정부지표와 체감지표 사이에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윤 장관은 회의에서 "정부가 발표하는 통계가 국민들의 체감지표와 큰 차이를 보이면서 전반적인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다"며 "현장 조사원의 전문성을 높이고 통계를 검증할 수 있는 보조 통계지수를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통계와 체감지표간 차이는 특히 소비자물가에서 두드러지게 드러난다. 통계청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2.7%로 집계됐다. 20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정부는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물가는 다르다. 시장을 보는 주부들은 공통적으로 '물가가 너무 올랐다', '요즘 10만원으로는 살 게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식탁에 올리는 농축수산물 가격은 5월에 전년 동월 대비 10.8%가 올랐다. 생선류, 채소류, 과실류 등 신선식품지수도 15.7% 급등했다.


이와 관련, 통계청 관계자는 "일반 국민들은 시장에서 일상적으로 구입하는 품목의 가격 상승률을 전체 물가상승률로 인식한다"며 "이 때문에 정부가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와 국민 개개인이 느끼는 체감물가 사이에 차이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또 "소비자물가는 전월비나 전년 동월비 등 기준 시점과 비교 시점을 정해 놓고 집계하지만 체감물가는 값이 가장 싼 시기와 현재를 비교해 느끼는 경향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예컨대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7년 1000원 △2008년 2000원 △2009년 1500원으로 변동했다면 올해 가격은 전년과 비해 떨어졌지만 사람들은 가격이 가장 쌌던 2007년과 비교해 올랐다고 느낀다는 설명이다.

통계지표와 체감지표 사이의 차이는 고용통계에서도 현저하게 드러난다. 4월 실업자수는 93만3000명으로 전달의 95만2000명보다 줄었다. 4월 취업자수는 전년 동월 대비 18만8000명 줄었지만 감소폭은 지난해 8월 이후 8개월만에 처음으로 축소됐다.

하지만 고용 상황이 개선됐다고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여전히 주변에서는 일자리를 잃거나 장사를 그만두는 사람들을 많기 때문이다. 정부 역시 공공부문에서의 단기 일자리로 고용 악화가 둔화된 것이지 고용 부진은 지속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체감지표는 주관적이기 때문에 개인별로 다를 수 밖에 없다"면서도 "국민들이 느끼는 경기와 경기 통계지표가 너무 차이 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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