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올 82% 급등… 경기회복 발목 잡나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09.06.03 17:07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대에 근접하면서 경기 회복에 돌발 악재로 떠올랐다. 유가 강세가 계속되면 무역수지가 악화될뿐 아니라 물가 상승을 불러와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에도 제약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일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두바이유는 배럴당 전날보다 0.18달러 상승한 66.46달러에 거래됐다. 한국이 가장 많이 도입하는 유종인 두바이유는 지난해 말 36.45달러에서 5개월 남짓 동안 82.3%나 상승했다. 국제원유 가격 지표로 사용되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최근월물은 배럴당 68.55달러로 70달러선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의 유가 상승은 달러화 약세로 현물 시장으로 투자 자본이 몰린데다 원유 재고가 감소하고 미국의 일부 경기 지표가 호전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원유값 상승은 다른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2일 기준으로 구리 가격은 지난해 말에 비해 73%, 아연 가격은 38% 급등했다.

정부는 국제유가 등의 상승세가 1달 보름 정도의 시차를 두고 수입액 증가를 불러와 무역수지를 악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원유를 도입할 때 직전 한달 평균 가격을 기준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운송과 통관에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원유가 상승분이 수입 통계에 반영되려면 약 한달 반 정도 걸린다"고 말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무역수지가 144억7200만달러 흑자를 나타낸 것은 국제유가 등 원자재가격이 급락해 수입금액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지난해 배럴당 99.2달러였던 원유 도입 단가가 올해 5월 48.9달러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원자재 수입이 전체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62.4%였으나 올해 1∼5월에는 이 비중이 57.3%로 내려갔다.


그러나 유가가 다시 상승국면에 접어들 경우 원재재 수입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도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최근 환율이 하락하고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는 등 수출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며 "지경부를 중심으로 대책을 세워 달라"고 말했다.

이같은 유가 상승은 경기 회복세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LG경제연원의 분석에 따르면 2000년 들어 유가가 10% 오를 때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 떨어졌다.

더군다나 최근 들어 원/달러 환율이 안정되기는 했지만 지난해 평균 1102.59원보다13.25% 높은 1248.70원을 2일 현재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원자재값 상승으로 수입 업체들이 받을 부담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제 유가가 10% 상승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2%포인트 커진다. 유가 상승이 물가를 자극하면 정부의 재정정책 및 한국은행의 통화 정책 운용이 제약을 받을 가능성도 크다.

정부 관계자는 "유가가 지난해와 같이 초강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경기 회복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지 계속 점검하고 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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