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펀드, 비씨카드 인수 후가 더 어렵다.

더벨 김민열 기자 | 2009.06.03 10:00

②이익 극대화의 부메랑....이익 늘리면 수수료 인하 압력 직면

이 기사는 06월02일(11:3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보고펀드의 비씨카드 인수전 최대 과제는 인수 이후에 등장하게 된다.

비씨카드는 재무적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면모를 보이는데다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분을 바로 잡을 여지도 많아 업사이드 포텐셜(Up-side potential, 상승잠재력)이 분명한 곳이다.

하지만 이익을 극대화할 경우 곧바로 ‘부메랑’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비씨카드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수료 인하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이익극대화에 따른 과실을 대주주가 온전히 차지하기 힘든 구조이기 때문이다.

비씨카드의 매출액영업이익율은 지난 2007년 1.3%, 2008년 4.3%, 2009년1분기 0%를 기록했다. 2008년 비자지분처분이익(697억원)과 지난 1분기 판매비와 관리비중 대손상각비(303억원) 등 일회성 성격이 짙은 부분을 제외할 경우 같은 기간 영업이익율은 각각 2.0%, 4.1%를 기록했다. 총영업수익의 증가와 더불어 매출액영업이익율이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2009년3월말 현재 총자산 가운데 회원사 신용을 기초로 한 신용카드매입대금이 68.9%인 반면 자체 신용카드 대급금과 대출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2.1%에 불과해 고객의 신용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금액이 매우 미미하다. 신용카드대급금과 신용카드매입대금에 대한 대손충당금 설정비율이 각각 2.4%, 2%로 위험자산에 대한 대손충당금도 충분히 적립돼 있다.

외형상 안정적인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지만 각 분야에서 비효율적으로 운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인 없는 회사이다 보니 의사결정 과정은 물론 비용측면에서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것.

지난 2008년 영업수익은 3조21억원, 영업비용은 2조8716억원. 영업비용 가운데 판매비와 관리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11%(3173억원)가 넘는다. 자체카드 발급 비중이 0.4%에 불과한데도 광고선전비가 1015억원(32%)에 달하며 판매비와 관리비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임원들의 연간 보수총액은 36억원(성과급 포함)으로 1년 전(2007년 29억원)에 비해 20%정도 늘어났다.

단순히 급여의 많고 적음을 떠나, 과거에는 고임금 임원들이 저부가가치를 내는 구조가 팽배해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실제 비씨카드는 지난 82년 설립 이후 재경부 출신들이 줄곧 사장 자리를 독식하며 ‘정부 퇴임 관료들의 놀이터’라는 비난을 받아왔다. 민간 출신으로는 지난해 3월 선임된 장형덕 사장이 유일하다.

보고펀드가 이 같은 비효율성을 바로잡을 경우 이익규모를 손쉽게 늘릴 수도 있다.

문제는 늘어나는 순이익을 회사가 모두 차지하기는 힘든 구조라는 점이다. 지난 2008년 신용카드가맹점수수료와 카드대행수입수수료는 각각 2조1674억원(72.2%)과 6487억원(21.6%)에 달했다. 올 1분기에도 이 비중은 각각 71.9%, 23.8%를 기록했다.

영업수익에서 수수료 수익 비중이 절대적이어서 막대한 이익을 낼 경우 회원사로부터 수수료 인하압력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3년에 한번씩 계약을 갱신하는데 비용을 아껴서 이익이 많이 날 경우에는 수수료가 너무 비싼 것이 아니냐는 원성을 듣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돈만 벌고 나가는 것 아니냐”며 사모투자펀드(PEF)에 대해 곱지 않은 인식이 팽배한 상황에서 이익을 내기 위해 단기간에 종전과 다른 전략을 취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보고펀드가 중장기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분을 바로 잡아 회사 가치를 높일 여지는 충분하지만 그 이면에 이익증대에 따른 수수료 인하 압력과 종전 주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최대 과제로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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