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뇌물·환경·기후변화 취약"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 2009.06.02 17:14

박주원 한국CSR 상무 "정책에 비해 실현수단·검증 미흡"

한국 기업들이 뇌물관리 정책이나 환경중시 경영전략, 기후변화 대응정도 등 항목이 선진국은 물론 주요 신흥시장국가에 비해서도 뒤떨어진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박주원 ㈜한국CSR 상무는 2일 서울 여의도 사학연금관리공단에서 열린 'UN 책임투자원칙(PRI) 초청 사회책임투자(SRI) 컨퍼런스' 발제를 통해 "우리 기업들은 정책에 비해 시스템이나 보고(Reporting)가 미흡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참여나 보고 등 전분야에 걸쳐 이해관계자 부문이 취약하다"며 "글로벌한 관리나 보고 역시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그가 이날 발표한 '한국기업의 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전략(ESG) 현황' 자료를 통해 △국내 107개 기업과 △한국을 포함한 남아공·중국·멕시코 등 주요 신흥시장국가 10곳의 대표적인 40개 기업 △FTSE선진국지수에 편입된 2344개 기업의 인권·환경·기후변화 등 부문을 비롯해 공급망관리, 뇌물정책 등 5개 부문을 평가한 결과를 소개했다.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는 한국CSR이 직접 실시했다. 신흥시장과 FTSE100기업 조사결과는 주요 조사기관들의 자료를 총합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한국기업의 42%가 '뇌물수수의 위험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흥국 대표기업들의 위험성 역시 53%였다. 하지만 FTSE선진국 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위험성은 28%에 그쳤다.


환경경영 측면에서 직면할 수 있는 위험성에 있어서도 한국기업들의 53%가 '위험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항목에서 신흥국 대표기업들의 45%와 FTSE선진국지수 기업들의 35%가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후변화 대응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은 한국 기업의 비율은 44%인데 비해 신흥국 대표기업들은 43%만 이같은 평가를 받았다. FTSE선진국지수 기업들은 28%만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상무는 "한국기업들은 전체적으로 지배구조가 우수하지만 뇌물이나 정치기부 등 항목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며 "사회경영 측면에서 보건·안전·평등·고용창출 등 전반적 측면에서 취약했지만 지역사회 관계는 양호했고 인권관리수준은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또 "환경경영 측면에서 비교적 양호하지만 이해관계자와 소통이 취약하고 구체적 전략이나 관리목표, 모니터링 및 감시절차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한국기업은 취약한 영역에 대한 관리수준이 선진시장 기업은 물론 신흥시장기업보다도 취약하다"며 ""이 부분의 개선을 위해 투자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기업과의 대화 및 접촉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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