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ㆍ씨티 다우퇴출 '시장의 보복'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9.06.02 13:24

다우존스 30 GM·씨티 대신 시스코·트래블러스 새로 편입

미국을 상징하는 대표 기업 제너럴모터스(GM)와 월가를 상징하는 씨티그룹이 1일(현지시간) 다우존스 지수 30개 종목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대공황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로 인한 최대 희생자가 극명하게 드러난 순간이다. 앞서 또하나의 희생자인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이 지난해 식품업체인 크래프트푸즈와 교체된지 9개월만이다. 금융위기의 '주범'격인 세 회사에 대한 시장측의 철저한 보복인 셈이다.

다우존스측은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시스템즈와 씨티그룹에서 분사한 보험업체 트래블러스로 공석이 된 두 자리를 채웠다.

세계 최대 자동차 GM의 다우 퇴출은 시장에 영원한 강자가 없음을 다시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GM은 1915년 3월 다우지수에 편입된 후 1916년 10월 잠시 빠졌다가 1925년부터 줄곧 자리를 지켜왔다. 미국의 자존심이자 `블루 칩`의 대명사격이었다. 그러나 실적이 악화되고 신용등급이 정크 수준으로 추락한 2005년부터 GM의 탈락 가능성은 예견돼왔다.

다우존스는 정부 구제자금으로 연명해온 씨티그룹도 함께 퇴출시키기로 결정했다. 씨티그룹 역시 지난해 막대한 공적 자금을 수혈받고 주가가 폭락하면서부터 다우지수 퇴출은 시간 문제란 관측이 제기돼 왔다. 씨티그룹은 1997년부터 다우존스 지수에 편입됐다.

이번 지수 조정은 `빅3'로 불리우던 미국 자동차 산업의 몰락과 월가 종합금융그룹 모델의 실패를 나타내는 상징적 사건이다. 이들은 곧 이번 위기의 가해자들이기도 하다.

이에 반해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인 시스코시스템즈의 편입은 2000년 기술주 거품 붕괴 이후 주춤하던 첨단 정보기술(IT) 기업의 도래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2000년 기술주 거품 붕괴 이후 시스코 시스템즈를 비롯한 IT 기업들은 시장 재편과 구조조정을 겪으며 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먼저 맞은 매가 경제 위기에서 오히려 내실을 키우는 계기로 작용했다.

씨티그룹에서 분리된 보험회사 트래블러스가 모기업인 씨티그룹의 자리를 차지한 것 역시 종합금융그룹 모델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이다.

다우존스 지수는 '다우존스 공업평균지수(Dow Jones Industrial Average)의 줄임말이다. 다우지수는 1896년 5월 탄생, 그해 10월부터 다우존스사가 발간하는WSJ에 정기적으로 발표되면서 미국 증시의 간판 주가지수로 자리잡았다.


출범 당시에는 12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었으나, 1916년 20개 종목으로 늘어났으며, 1928년부터 종목수가 30개로 확대됐다.

다우지수는 30개 종목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교체하면서 미국의 경기와 산업구조를 지수에 적절하게 반영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다우지수에 편입된 종목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를 대표하는 초우량주들로 받아들여졌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 변천사는 1세기가 넘는 역사 동안 미국 산업들의 발전상을 대변하는 지표 역할 해왔다. 다우지수에 편입된 종목을 보면 미국과 세계 경제의 흐름을 알 수 있다는 말까지 나왔을 정도다.

첫 12개 종목에는 아메리카 코튼오일, 아메리칸 슈가, 아메리칸토바코 등 농경산업이 경제의 중심이었음을 알려준다.

이후 산업화를 거치며 철도회사 등이 대거 포함됐고 제너럴 모터스(1915), 크라이슬러(1928) 등 자동차 회사들도 편입됐다.

그리고 서비스산업으로 경제의 중심축이 움직이면서 1939년 AT&T, 1979년 IBM이 편입됐다. 뒤이어 아메리칸익스프레스(1982), 맥도널드(1985), JP모간(1991), 월트디즈니(1991), 휴렛팩커드 존슨앤존슨 씨티그룹(1997) 등이 포함됐다.

1999년에는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대표적인 기술기업들이 다우지수에 포함됐다.

다우지수 구성 종목의 역사에는 기업들의 흥망성쇄도 녹아들어 있다. GM이 빠지며 다우 30지수에는 이제 자동차업체가 하나도 남지 않았다. 한때 자동차 왕국을 뽐내던 미국의 현 주소를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한 뒷 맛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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