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구조조정 기업, 재평가받나

머니투데이 강미선 기자 | 2009.06.02 11:29

대우건설 등 금호아시아나株 급등

국내외 대기업의 구조조정 이슈가 6월 증시에 청신호를 켰다.

1400포인트 회복 후 뚜렷한 상승 동력이 보이지 않던 차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이라는 집안 소식과 물건너 GM의 파산은 새로운 에너지가 됐다.

GM대우가 이른바 '뉴GM'에 편입됐다는 소식에 2일 증시에서 대우차판매, 동양기전, S&T대우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7월 말까지 새 투자자를 못찾으면 대우건설을 다시 내놓는다는 내용의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채권단과 전일(1일) 체결했다.

이로써 당초 5월 말까지 마치기로 했던 주채무계열과의 재무약정 체결은 마무리됐고 금호그룹은 대우건설 풋옵션 문제를 7월 말까지 해결키로 해 일단 숨통을 텄다. 두달이라는 시간을 번 셈이다.

금호 계열사들은 이 같은 결정에 급등세로 환호했다. 이날 오전 10시31분 현재는 대우건설은 상한가까지 올랐고, 금호산업금호석유도 각각 8%대 오름세다.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 금호종금은 2~3%대 강세다.

특히 대우건설 재매각 가능성은 M&A 이슈에 불을 당겼다. 금호가 2개월 안에 자금난을 해소할 경우 운수·건설을 양대 축으로 하는 성장전략을 그대로 추진할 수 있지만 새 투자자를 못찾으면 대우건설을 되팔아야 한다.

증권업계는 이번 약정 체결로 그동안 대우건설에 부담이 됐던 최대주주의 재무리스크가 해소되거나 완화될 것이라며 대우건설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장기적으로 대우건설 재매각이 현실화 된다면 그룹 리스크가 축소돼 독립적인 주가 밸류에이션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문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그룹구조조정의 윤곽이 드러났고, 금호그룹의 자산매각이 빨라질 수 있다"며 "보유자산과 현금흐름가치가 대우건설내에 유보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호재"라고 말했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 확보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감안할 때 결국 대우건설 재매각 가능성이 높다"며 "재매각 절차가 진행될 경우 대우건설 주가는 최소 30% 이상 상승 여력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우건설이 매각될 경우 금호산업의 리스크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변 연구원은 "금호산업 역시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를 찾기 보다 대우건설을 재매각하는 것이 주가에는 긍정적"이라며 "새로운 재무적 투자자 확보가 부담을 '해소'하는 것이 아니라 '유예'할 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대우건설 풋옵션 문제 해결 시한인 향후 2개월이 대우건설 및 금호산업에 대한 매력적인 지분확보 기회라는 주장이다.

금호그룹의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로 대기업 9곳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됨에 따라 증시 불안 요인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호를 제외한 8개 그룹은 지난달 31일 자산매각 대상, 매각 일정, 자금조달계획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안이 명시된 약정 체결을 완료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지지부진하게 진행됐던 구조조정안이 확정됐다는 면에서는 긍정적"이라며 "하지만 대우건설 같은 계열사나 부동산 매각 등을 요구하는 채권단간 의견조율이 순조롭지 않을 경우에는 뉴스흐름에 따라 종목별 주가 부침이 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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