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박' 블랙스완, 이번엔 초인플레 베팅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9.06.01 08:54

유니버사 "원자재 옵션에 투자하라"

지난해 증시 추락에 베팅해 큰 수익을 올린 '블랙스완' 헤지펀드가 이번에는 각국 정부들이 추진한 대형 경기부양책이 하이퍼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이라는데 베팅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 보도했다.

'블랙스완'의 저자인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투자 자문을 맡고 있는 유니버사 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증시 하락에 베팅해 100%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유니버사의 자산규모는 지난 2007년 1월 3억달러에서 현재 60억달러로 불과 2년새 20배 가량 성장했다.

탈레브는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쏟아 부은 막대한 유동성이 결국 통상의 범위를 넘어서는 초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물론 지난해 증시 추락과 달리 현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예측은 아직까지 상상하기 힘들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오히려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유니버사는 탈레브의 의견을 수용, 아직까지 사람들이 예측하지 않고 있는 초인플레이션 가능성을 경고하며 역발상 투자에 나서고 있다.

유니버사는 이를 위해 '인플레이션 펀드'를 설립하고 투자 자금을 모집하고 있다. 유니버사는 특히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자산을 보호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펀드매니저 마크 스피츠나겔이 설계한 새로운 전략은 옥수수, 원유, 구리 등 원자재와 관련된 옵션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원자재 관련주의 주식 옵션에도 투자한다.

탈레브는 "앞으로 원자재 가격이 극심한 변동성을 경험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유니버사의 '인플레이션 펀드'는 인플레이션과 연계된 채권에도 투자한다. 그리고 미국 재무부 채권에 대해서는 반대 방향으로 투자하게 된다.

지난주 미국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그리고 유가는 배럴당 66달러를 넘어섰으며, 금은 온스당 1000달러 부근까지 치솟았다.

탈레브는 유니버사의 지분을 갖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상당 부분의 자산을 펀드에 투자했고, 투자 자문역을 맡고 있다. 그리고 유니버사는 통상적인 시장 흐름을 거스르는 역발상 투자를 통해 지금껏 놀라운 투자 수익률을 누려왔다.

그러나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견해도 나오고 있다. 데이빗 로젠버그 글루스킨셰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은 소비 지출이 다시 증가할 때까지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소비 지출이 증가하려면 앞으로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가계가 지출을 늘리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이 다시 발생하는 것을 보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탈레브는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쏟아부은 막대한 유동성이 결국 불가피하게 통제 불가능한 물가 상승세를 이끌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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