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도 말라버린 듯 수척한 얼굴. 비틀거리는 다리는 지친 몸을 간신히 지탱하고 있었다. 장남 건호씨와 딸 정연씨의 부축을 받으며 쓰러질 듯 서 있는 모습에 보는 이들 모두가 안타까워했다.
권 여사는 대법당 앞에 모인 노란 추모 인파를 향해 2차례 합장하며 고개를 숙였다. 건호씨, 정연씨도 함께 고개 숙여 인사했다.
미망인의 초췌한 얼굴에선 남편을 보내는 마지막 길, 노 전 대통령의 유골을 정토원 대법당에 안치시키는 의식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켜준 이들에 대한 고마움이 배여났다.
건호씨는 마이크를 잡고 "어머니를 대신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추모 인파 속에서 "지켜드리겠다" "힘내시라" "사랑한다"는 울음 섞인 외침이 터져 나왔다.
앞서 권 여사는 전날 경복궁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의 국민장 영결식에서 입술을 깨물며 울음을 삼키다 헌화를 마치고 위로하러 온 김대중 전 대통령이 먼저 눈물을 보이자 함께 눈물을 흘렸다.
수원 연화장 승하원에서 36년을 함께한 남편 노 전 대통령이 한줌 재가 되는 순간에는 북받치는 감정에 오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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