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前대통령 마지막길 준비 한창인'정토원'

애도객들 "편안히 잠드소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골이 안치될 봉화산 정토원은 그의 마지막 길을 함께 하기 위한 막바지 준비 작업으로 분주하다.

29일 오후 8시 50분께 노 전 대통령의 유해는 2시간여 걸린 화장을 끝내고 봉하마을로 이동을 시작했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의 유해는 오후 6시 8분께 운구차량에 실려 수원 연화장에 도착한 후 6시 31분께 권양숙 여사와 건호, 정연씨 등 유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연화장 내 승화원 8번 화장로로 들어가 한 줌 재가 됐다.

노 전 대통령의 유골이 안치 될 정토원은 오후 6시께부터 조문객과 취재진들로 붐볐다. 김해불교연합회 소속 '불모다도회'회원 10여 명도 이날 오전부터 정토원을 찾아 일손을 도왔다.

부산에서 온 방덕연(45)씨는 "노 전 대통령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너무 안타깝게 가셔서 슬프지만 그 뜻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있을 49재에 매번 참석하겠다고 했다.

노사모 회원들은 수천개의 촛불을 준비해 절 입구에 자리한 관세음보살상 등이 놓인 마당에 촛불로 '편안히 잠드소서'라는 글자를 만들며 노 전 대통령을 추모했다. 절 안쪽으로 향하는 돌계단을 비롯 절 주변도 노란 빛을 비추는 촛불로 장식했다.

유골이 안치될 대법당 앞은 흰색과 '노란색' 연등으로 장식됐다. 불가법의 진리를 상징하는 아미타불 번, 지장 번 등 5개의 '오방번'이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길을 안내하는 듯했다.

주위가 어둑어둑해진 오후 8시 30분 무렵,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색 '촛불'이 대법당으로 향하는 계단 길을 장식했다. 법당으로 향하기 전 바로 첫번째 계단에는 제를 모시기 위한 음식상과 붉은 색 병풍이 둘러쳐졌다. 제상에 올릴 전과 과일 등도 대법당으로 옮겨지기 시작했다.

이날 노 전 대통령의 유골을 모시는 제에는 정토원 주지 등과 김해시 사암연합회 스님 20여 명이 참석한다. 노 전 대통령이 귀향했을 당시 '귀향 환영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선진규(75) 봉화산 청소년수련원장은 "그렇게 좋은 얼굴로 고향 땅을 밟으셨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노 전 대통령은 오는 7월10일 정토원에서 49재를 지낸 후 봉하마을 사저 인근 묘소에 안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