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커 필요없다. 내가 팔겠다"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 2009.05.31 15:28

건설업계, 아파트용지 등 구조조정용 사업장 자체매각 급선회

주택전문 중견건설업체인 A건설은 최근 구조조정용 수도권 사업장을 자체적으로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회계법인이나 은행을 통해 매각작업을 진행했지만 여러 당사자가 개입되면서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는 사례가 나오는 등 부작용이 속출했기 때문이다.

31일 건설업계와 회계법인 등에 따르면 주로 컨설팅업체를 통해 아파트 또는 오피스 등의 구조조정용 물건을 매각하던 건설사들이 최근들어 자체적인 매각으로 급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건설이 자체 매각키로 결정한 사업지는 수도권 내 아파트 용지 2곳과 오피스 용지 1곳 등으로, 각각 사업성이 좋다는 평을 받아왔다. 주택전문건설업체인 B사도 지난 3월 완공한 지상 14층짜리 오피스에 대해 별도의 컨설팅없이 자체적으로 팔기로 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구조조정용 사업장 또는 물건을 스스로 매각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원인은 무엇보다 컨설팅기관을 통해 매각할 경우 그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즉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회계법인 또는 은행을 통해 매각을 진행하고 있지만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며 일부 브로커들이 개입하면서 과도한 수수료를 요구하고 있는 것.

특히 구조조정용 물건은 쏟아지는 반면 매수세가 받쳐주지 못해 매각이 여의치 않자, 일부 브로커들은 회사가 공표하지 않은 사실을 지어내 매수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건설 관계자는 "매각작업이 쉽지 않게 되면서 회사 의사와 전혀 다른 매각조건을 제시하는 등의 부작용이 있어 자체매각으로 선회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건설사들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분양시장이 살아나고 있는데다, 시중 유동성 증가로 매수세가 늘어남에 따라 자체 매각을 결정하고 있다. 특히 일부 사업성이 양호한 사업장의 경우 매수 경쟁이 벌어지면서 가격도 오를 것이란 기대감마저 발생하면서 자체 매각을 유도하는 분위기다.

A건설 관계자는 "회사 내부적으로 원하는 매각 가격 선이 있는 상황에서 최근 경기 상황 등을 감안하면 사업성이 양호한 수도권 사업장은 입찰을 통해 가격을 올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올 초 회계법인 등에 매각을 의뢰했다가 팔리지 않은 물건들이 시중 유동성 증가와 함께 자체매각 방식으로 시중에 다시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70대 친모 성폭행한 아들…유원지서 외조카 성폭행 시도도
  2. 2 야산에 묻은 돈가방, 3억 와르르…'ATM 털이범' 9일 만에 잡은 비결[베테랑]
  3. 3 홍콩배우 서소강 식도암 별세…장례 중 30세 연하 아내도 사망
  4. 4 "녹아내린 계좌, 살아났다"…반도체주 급등에 안도의 한숨[서학픽]
  5. 5 오마카세 먹고 수입차 끌더니…'욜로' 하던 청년들 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