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노무현으로 살지 마십시오"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 2009.05.29 14:55

한명숙 前총리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조사에 영결식장 눈물바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국민장 공동장의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명숙 전 총리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29일 경복궁 앞뜰에서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한 전 총리의 조사 낭독 순서가 됐을 때 이미 한 전 총리의 목소리는 젖어있었다.

한 전 총리가 “님을 지키지 못한 저희들의 무력함이 참으로 통탄스럽습니다. 대통령님을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라고 말했을 땐 이미 한 전 총리도, 영결식에 참여한 유족과 조객들도 모두 울고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의 딸인 노정연 씨는 영결식장에 들어선 후 줄곧 멍하니 제단을 바라보다 울컥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권양숙 여사는 고개를 깊이 숙인 채 눈을 꼭 감고 입을 다물다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형인 노건평 씨도 거친 손으로 흘러내리는 눈물을 연신 훔쳐냈다.

건호씨가 숨죽여 우는 동안 며느리 배정민씨는 조사 내내 소리내어 울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 민주당 서갑원 의원 등은 먼곳을 바라보면 눈물울 감추려 했지만 흐르는 눈물을 어쩔 수 없었다.


한 총리는 격한 목소리로 “님은 실패하지 않았다. 설령 님의 말씀처럼 실패라 하더라도 이제 걱정하지 말라”며 “이제 저희들이 님의 자취를 따라, 님의 꿈을 따라 대한민국의 꿈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세상에서는 부디 대통령 하지 마시라. 정치하지 마시라. ‘바보 노무현’으로 살지 말라”며 말할 때 울음 소리는 더 커졌다.

한 총리는 “다음 세상에서는 부디 더는 혼자 힘들어 하시는 일이 없기를, 더는 혼자 그 무거운 짐 안고 가시는 길이 없기를 빌고 또 빈다”며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행복했습니다. 편안히 가십시오”라며 눈물 섞인 조사를 마무리했다.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
  5. 5 "남기면 아깝잖아" 사과·배 갈아서 벌컥벌컥…건강에 오히려 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