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채 회장과 KT의 '4龍'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 2009.06.03 07:57

[머니위크 CEO In & Out]

통신시장의 거대공룡 '통합 KT'가 드디어 진용을 갖췄다. 올해 초 키를 잡고 대대적인 개편을 시작한 이석채 회장이 자신의 왼팔, 오른팔격인 핵심 장수들은 모두 확정한 것이다.

KT는 지난 5월25일 석호익 전 김앤장 고문을 대외협력부문장에, 김우식 KT파워텔 사장을 개인고객부문장에 각각 선임했다. 앞서 승선한 노태석 홈고객부문장, 이상훈 기업고객부문장과 함께 이석채號의 핵심 지휘관 자리가 모두 주인을 찾은 것이다. 이에 따라 통합 KT는 ‘1회장-1부회장-3사장’ 체제로 확정됐다.

이석채 회장을 선두로 석호익 부회장이 2인자 자리를 잡았고, 그 아래 3명의 야전사령관이 포진하는 구도다.

인선을 마친 통합 KT의 두드러진 구조변화는 영업부문을 사내독립기업인 CIC(Company In Company)로 분리한다는 것이다. 대외협력부문을 비롯 홈고객부문과 개인고객부문, 기업고객부분의 부문장들은 전무급에서 사장급으로 높아져 각자 인사권과 경영권을 발휘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체질개선은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돼왔다. 지난 3월27일 주주총회에서 KT와 KTF의 합병을 결정하면서 정관변경을 통해 대표이사 사장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변경하는 작업을 마쳤다. 이후 KT는 5월20일 이사회에서 집행임원을 부회장, 사장, 전무, 상무, 전문임원으로 하는 안을 확정하고 CIC 대표를 사장으로 만들기 위한 준비를 끝낸바 있다.

권한이 늘어난 만큼 CIC 수장들의 어께도 무거워졌다. 책임회계제도를 통해 각 부문장은 회사의 경영실적을 직접 책임져야 한다. 때문에 각 부문은 경영효율을 높이기 위한 무한경쟁이 불가피하다. 책임경영제는 KT의 생존전략을 고심했던 이석채 회장의 해법이다.


KT의 '4룡(龍)'은 긴장 속에 항해를 시작했다. SK텔레콤과 LG 진영의 거친 공격뿐 아니라 내부에서도 부문별 경쟁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2인자 대외총책 석호익 부회장

석호익 부회장이 이끄는 대외협력부문은 KT호의 안테나다. 기존의 대외협력실과 홍보실을 통합한 대외협력 업무를 총괄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정부와 언론, 시민단체와의 원만한 교류를 통해 회사의 계획이나 방침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주요 업무다.

석 부회장은 “정부나 시민단체 등 여론의 의견동향을 제대로 파악하고 회장 이하 간부에게 잘 전달해 KT의 사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역할에 충실할 것을 다짐했다.

석 부회장은 1992년 체신부를 시작으로 정보통신부 기획관리실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6년에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을 맡기도 했다.

이석채 회장이 정보통신부 장관시절 정책국장으로 손발을 맞춘 바 있어 정부와 이 회장의 가교 역할을 하기에 적임자라는 평가다. 지난 총선에서는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한 경험도 있다.

다만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시절을 포함해 항상 정부의 입장만 대변했다는 비판을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가 오랜 공직생활 이후 자리한 첫 민간기업에서 어떤 면모와 역량을 보일지 주목된다.


◆주력군 사령관, 김우식 사장

KT와 KTF의 통합의 중심에는 김우식 KT 개인고객부문장이 있다. 이동전화와 와이브로를 앞세워 KT에서 가장 많은 8조원의 매출을 책임져야 하는 핵심 수장이다.

이석채 회장은 당초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 영입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결국 실패하자 내부인사 카드로 김 사장을 선택했다는 후문이다.

대안 카드로 선발된 김 사장이지만 만년 적자이던 KT파워텔을 2년 연속 흑자로 돌려세운 주인공이다. KTF 창립 멤버면서 기획조정실장과 마케팅실장을 두루 거쳤다. KT로 와서는 비즈니스부문광과 기술부문장을 역임했으며 무선사업분야의 통찰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 그는 SK텔레콤과 통신 제왕 자리를 두고 전면전을 펼쳐야 한다. 김 사장은 “조직의 합병은 빨리 융화하는 것이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며 “KT와 KTF, 두 회사의 시너지를 얻는데 역량을 집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 사장의 고민은 이동통신 외에도 하나가 더 있다. 바로 와이브로 사업이다. 투자비를 고려해야 하는 와이브로 사업의 특성과 실적 위주의 KT 책임경영이 절묘하게 맞물려있다.

◆좌 노태석 사장, 우 이상훈 사장

유선 통합브랜드 쿡(QOOK)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KT지만 하루 5000명씩 빠져나가는 유선전화 고객은 커다란 짐이다. 인터넷전화로 절반가량이 되돌아온다지만 유선전화 매출의 30%에 불과해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석채 회장은 올 초 유선전화는 결국 영업에서 승부가 난다고 보고 KT 내부에서 영업통으로 손꼽히는 노 사장을 홈고객부문장으로 앉혔다. 인터넷 포털 쪽인 KTH의 사장에서 홈고객부문장으로 건너 뛴 노 사장이 ‘쿡’ 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는 대목이다.

아이디어맨으로 알려진 이상훈 기업고객부문장 역시 비즈니스 감각이 뛰어난 인물이다. 한때 ‘은퇴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주변의 관측을 물리치고 화려하게 임용된 케이스다. 비즈니스마케팅본부장 때 만들어 놓은 기획들이 여전히 주요 사업으로 남아있을 정도로 감각이 뛰어나다.

지난 4월 말 울산 현대중공업과 기업정보보호를 위한 ‘와이브로 오피스(w-office) 시스템’을 적용하기로 합의하며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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