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의 발인식을 지켜보며 누구보다 침통해한 사람들은 노 전 대통령과 한 마을에서 '살을 맞댄' 이웃사촌들이다. 사자(死者)를 빈소에서 떠나보낸 뒤 마을 주민들은 망연자실해했다.
주민들은 노 전 대통령이 지난해 2월25일 고단했던 재임기간을 마치고 고향인 봉하마을에 도착했을 때 상기된 목소리로 연설 중간 중간 "아, 좋다"를 연발하던 그를 진심으로 환영했다. 검찰 수사로 취재진이 사저 밖에 진을 치고 있을 때도 주민들은 노 전 대통령을 지켜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마을 봉사단체 회원인 한 모씨(50)는 "고인에게 드릴 음식을 마련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입을 막고 울음을 삼켰다. 한 모씨는 노 전 대통령이 퇴임 뒤 고향땅을 밟았을 때도 국밥과 떡을 준비했다.
마을 주민이라고 밝힌 중년의 김 모씨는 "이제 더 이상 아무 걱정 말고 편한 곳으로 가셨으면 하는 마음뿐"이라며 "대통령은 우리 마을의 희망이고 별이었던 지도자였다"며 눈물을 떨궜다.
마을에 설치된 분향소는 이날 자정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발인식이 끝난 뒤 많은 사람들이 귀가했지만 애도의 물결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유해가 봉하마을을 나간 뒤 한 시간여가 흐른 오전 7시20분 현재 300여 명의 조문객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봉하마을에는 임시로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설이 마련될 예정이다. 장의위원회는 노 전 대통령을 애도하고자 봉하마을을 찾는 조문객을 위해 '봉하마을회관'과 '노사모 회관'에 임시 추모시설로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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