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학들 "한국경제 미래, 낙관 못한다"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 2009.05.28 16:17
-위기 이전 수준 회복 1년이상 걸려
-위기 이후에도 고성장 쉽지 않아
-기업가 정신 고취…에너지산업 키워야


한국경제가 빠르게 회복하고는 있지만 누니엘 루비니 교수와 국내 경제연구소 수장 등 석학들은 한국경제의 미래를 낙관만 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28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에서 "한국이 과거 몇 년동안 누렸던 성장률을 내년에는 달성하지 못할 것"이라며 "경기침체가 끝나고 안정을 찾으려면 몇 년은 걸린다"고 전망했다.

김주형 LG경제연구원장도 "한국 경제가 1분기를 계기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지만 중장기 전망은 밝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5년간 한국경제가 평균 4.2% 성장했지만 올해부터 5년간 평균 성장률은 2.5%에 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국내총생산(GDP)이 위기 이전인 지난해 3분기 수준으로 높아지려면 내년 3분기는 돼야 한다"며 "국민소득 회복은 위기로부터 2년이 지나야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은 "30조원에 달하는 추가경정예산의 성장률 제고 효과가 0.8%"이라며 "내년과 2011년에는 올해와 같이 재정을 확대하기 어려운 만큼 한국경제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나타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1분기 한국의 전분기대비 성장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유일하게 플러스(+)로 나타나는 등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그러나 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려면 앞으로 1년 이상 걸리고 이후에도 큰 폭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한결같은 진단이다.


다만 참석자들은 북핵 리스크나 영국 금융불안 등 대내외 여건으로 한국경제가 추가적으로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루비니 교수는 "북핵관련 리스크는 이미 다 반영돼 있어 주가 등 금융시장이 가파르게 하락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금융불안 관련해서는 "영국이 많은 은행들을 국유화하는 등 공격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영국은행 관련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소장 역시 "영국과 유럽 금융시장이 불안하지만 하반기 금융시장은 지난해나 올해초보다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위기 이후 한국경제가 한단계 도약하기 위한 조언도 이어졌다. 루비니 교수는 "한국은 IT와 이동통신 분야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며 "한국이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분야가 어느 부분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종석 홍익대 교수는 "한국이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육을 개혁하고 노동시장은 유연화해야 한다"며 "특정산업을 인위적으로 육성하지 말고 기업가 정신을 고취시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LG경제연구원의 김 원장은 "남이 시작하지 않은 새로운 산업을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며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절감 산업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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